(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사무실 구성원들이 역할을 나눠 조직적·불법적으로 중고차를 판매했다면 형법상 '범죄집단'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8월 20여명으로 구성된 중고차판매 사기단을 범죄집단으로 처음 인정한 바 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범죄단체활동 및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오모씨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오씨의 사무실에는 직원이 평균 20~30명 정도 있었고, 회사 조직과 유사하게 대표, 팀장, 팀원(출동조, 전화상담원)으로 직책이나 역할이 분담되어 있었다"며 "대표들은 손님들이 중고차량을 할부로 계약한 경우 받는 할부중개수수료 중 일부를 팀장들에게 나누어 주고, 팀장들은 이 할부중개수수료와 중고차량 매매에 따른 이익 중 출동조에게 20~30%를, 상담원에게 5~10%를 나눠주고 나머지를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들과 팀장, 팀원들은 사무실 업무와 관련해 텔레그램 대화방을 개설해 정보를 공유했고, 대표와 팀장은 비정기적인 회의를 하고 팀장들은 공유된 정보를 소속 출동조와 상담원에게 전파했다. 또 사무실 직원들의 전체 회식이나 야유회 비용을 대표들이 모두 부담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어 "이 사무실에서 이뤄진 중고자동차 매매계약은 모두 이른바 '뜯플', '쌩플' 등의 사기수법이 동원된 것이고, 정상적인 판매행위는 이루어지지 않았다"면서 "이같은 점을 보면 해당 사무실은 특정 다수인이 사기 범행을 수행한다는 공동 목적으로 구성원들이 대표, 팀장, 출동조, 전화상담원 등 정해진 역할분담에 따라 행동함으로써 사기 범행을 반복적으로 실행하는 체계를 갖춘 결합체, 즉 형법 제114조의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집단'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
오씨는 2016년 5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인천 동구에 외부 사무실을 마련해 놓고 중고차량을 불법으로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오씨는 인터넷 사이트에 중고차 미끼 매물을 올려놓고 피해자들이 찾아와 계약을 하면, 이후 "영화 촬영용 차량이다" "자동차학과에서 분해했던 차량이다"라고 거짓말을 하며 계약취소가 안된다면서 다른 차량을 구입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씨는 또 승용차를 판매해주겠다며 차량을 받고 이를 판매한 대금을 피해자에게 주지 않거나, 수사를 받게 되자 도주하기 위해서 경찰관들을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앞서 1,2심은 오씨의 사기 등 혐의를 인정해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외부 사무실을 조직을 구성하는 일정한 체계나 구조를 갖춘 범죄집단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범죄단체활동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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