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보건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가을철 재유행의 변곡점으로 꼽은 추석과 한글날 연휴가 큰 폭발새 없이 지나갔다.
이 기간 '추캉스'(추석+바캉스), '한카스'(한글날+바캉스) 못지않게 관심을 끈 건 보수단체의 대규모 집회 여부였다.
경찰과 서울시는 '절대 불가' 방침을 내세우며 한숨은 돌렸다는 평이다. 하지만 연휴 이후에도 여전히 집회 신고, 금지 통고, 행정 소송의 쳇바퀴 싸움은 지속하고 있다.
일각에선 지난 8월15일 광화문 집회로 이미 국민의 신뢰도가 깨졌다며 보수단체 스스로 특별 대응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단계 완화 속 행정소송 결과 관심…90명 집회-차량 집회로 맞불
현재까지 8.15시민비상대책위원회(8.15비대위), 자유연대,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새한국) 등 보수단체들이 주말 집회 신고를 냈다.
이 중 8.15 비대위와 자유연대는 각각 1000명, 300명 규모의 집회를 신고해 경찰로부터 금지 통고를 받았다.
8.15 비대위와 자유연대 측은 행정소송 절차에 돌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속 첫 법원의 판결이 주목되는 가운데 서울시는 여전히 '불허' 입장이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지난 12일 "사회적 거리두기는 조정되지만, 감염위험이 높은 집회에 대해서는 2단계에 준하는 조처를 하는 것"이라며 "99명 이하 집회라도 체온측정, 명부작성 등 7개 항목의 방역수칙을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자유연대 측은 경복궁역 일대에 90명 규모의 집회를 다시 신청했다.
이들이 집회를 신고한 지역은 100명 미만의 집회가 가능한 구역 중 하나로, 집회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새한국은 17일 오후 50대 규모의 차량 시위를 신고했다. 이들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출발해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추미애 법무부장관 자택 앞을 거쳐 동대문에서 집회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광화문 등 집회가 금지된 구역은 통과하지 않는다.
◇"광복절 집회로 신뢰 이미 깨져…스스로 극복해야"
보수단체는 당장 오는 주말뿐 아니라 향후 한 달 치 집회를 미리 신고하는 등 앞으로도 집회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쳐 서울시, 경찰, 보건당국과의 마찰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8.15 비대위는 오는 18일 집회는 전날(16일) 기자회견으로 갈음한다고 했지만, 25일 집회에 대해서는 행정 소송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자유연대는 11월14일까지 매주 토요일, 일요일 90명 규모의 집회를 신고한 상태다.
이에 일각에선 광복절 집회 때 이미 국민 신뢰가 깨졌다며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광화문 집회 당시 법원은 집회 시간이 비교적 짧고, 100여명의 소수 인원이 참석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판단해 집회를 허용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수단체들은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았고, 100명의 소수 집회라는 신고내용과 달리 5000여 명 이상 모인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그 결과는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날 'JTBC 소셜라이브 이브닝'을 통해 "실제 대규모 집회가 국내 코로나19 유행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방역부분에서 이들의 신뢰도가 깨진 상태"라며 "집회를 주도하는 이들이 특별한 대응 방안을 자체적으로 제시하지 않는다면 집회가 이뤄지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편 8.15 비대위 측은 "집회의 자유 제한은 코로나19 방역을 빌미로 자행하는 기본권에 대한 침해이자 유엔의 권고에도 위배된다.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앞으로도 집회 개최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