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서미선 기자 = 옵티머스 경영진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관계자 소환과 압수수색에 잇달아 나서면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검찰이 수사 초기 로비 의혹에 늑장 대응한 탓에 핵심 인물이 잠적하며 향후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단 비판이 나온다.
2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주민철)는 지난 27일 옵티머스 측 로비자금 2000만원을 받아 금감원 전 직원 A씨에게 전달하겠다고 한 브로커 김모씨의 사무실과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김씨와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지난 20일에도 옵티머스 측 로비스트 역할을 했다고 의심 받는 사업가 기모씨와 김모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신씨 사무실과 정관계 인사를 만난 것으로 알려진 비밀 아지트 옵티머스H가 있는 강남N타워도 압수수색하는 등 로비 의혹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이 옵티머스 사태 초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제대로 파헤치지 않은 탓에 핵심 인물의 신병 확보에 실패했고,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하단 지적도 나온다.
옵티머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초기 수사가 '사기'에 집중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초창기에 (로비스트) 신병을 확보해 치고 들어가야 했지만 수사가 이상하게 흘렀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옵티머스 측 '간판 로비스트'로 지목된 정영제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가 언급된다. 정씨는 2017년부터 옵티머스에 깊이 관여한 인물이다. 그는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옵티머스에 1000억원대의 거액을 투자하도록 하고 NH투자증권을 펀드 판매사로 끌어들이는 데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금융권과 옵티머스의 연결고리로 주목받게 됐다.
하지만 정씨는 김재현 대표 등 옵티머스 경영진들이 본격적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을 때도 수사 대상에 오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는 현직 임직원도 아니었고, 처음 경영진을 기소할 땐 본격적인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며 "수사가 진행되면서 혐의가 특정되고 조사 필요성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1차 기소 이후 로비 의혹까지 수사를 확대하고 정씨를 소환 조사하려 했을 때에는 이미 정씨는 잠적한 상태였다. 정씨는 지난 7월 김 대표 등이 구속기소된 뒤 자신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종적을 감췄다. 검찰은 출국금지 조처를 내리고 소재 파악에 주력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정씨의 중국 밀항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정계·법조계 로비 창구로 알려진 전직 연예기획사 대표 신모씨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은 아직 신씨에 대해 조사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소환 통보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신씨는 며칠째 휴대전화를 꺼두고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서울중앙지검이 로비 수사에 늑장을 부렸단 주장이 나온다. 야권을 중심으로 "친여 성향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여권 연루 가능성이 있는 로비 의혹 수사에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된다. 사건이 고위공직자 부패범죄를 집중 수사하는 반부패수사부가 아닌 고소·고발 사건을 주로 다루는 조사부에 배당됐던 점, 여권 로비의혹 문건이 대검 보고에 누락됐다는 점 등이 그 근거로 제시됐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중앙지검이 반부패수사부로 배당한다고 해서 사건을 보내라고 했는데, 자기들끼리 조율해서 조사부에 배당됐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여권 로비 의혹이 적힌 '하자 치유 문건'에 대해서도 언론 보도가 있기 전까지 중앙지검의 보고가 없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자신의 의중과 달리 수사가 지연된 것을 답변을 통해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검찰 안팎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옵티머스 사건에 대해서도 끝내 윤 총장을 배제하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추 장관은 초기 옵티머스 수사의뢰 사건 무혐의 결론에 대해 무마·보고 누락 여부를 조사하라는 내용의 감찰을 지시, 사실상 윤 총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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