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연쇄 살인 8차 사건을 자백한 이춘재(56)가 20년 동안 누명을 쓰고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53)씨에게 지난 2일 사죄의 뜻을 밝혔다. /사진=뉴스1
화성 연쇄 살인 8차 사건을 자백한 이춘재(56)가 20년 동안 누명을 쓰고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53)씨에게 사죄의 뜻을 밝혔다.
지난 2일 오후 수원지법 제12형사부 심리로 열린 ‘이춘재 8차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춘재는 “제가 저지른 살인사건에 대해서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장시간 수용생활 고통을 겪은 윤씨에게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20년 간의 억울한 옥살이를 모두 마치고 재심을 신청한 윤씨는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이춘재의 말을 들었다.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은 지난 1988년 9월16일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발생했다. 박모양(당시 13세)이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과거 이 사건 진범으로 몰려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씨는 이후 감형돼 수감 20년만인 지난 2009년 8월 출소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윤씨의 변호인 측이 이춘재 관련 조사를 받고 그로 인한 정신적 충격으로 세상을 등진 사람들의 영상을 소개하며 범행당사자인 이춘재에게 현재 심정을 물었다.

이춘재는 “제가 한 일에 대해 그 당시에도 그렇고 많은 분들이 조사도 받았고 죽었다는 얘기는 접하지 못 했다”며 “그 당시에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관심 갖지 않았다. 제가 감내할 부분으로 고통 받으신 모든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변호인이 마지막으로 피해자들에게 할 말을 묻자 이춘재는 “피해자와 유가족들과 관련된 모든 분들에게 사죄드린다”며 “이 모든 일에 대해서 반성하고 또 반성하며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겠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 죄송하다”고 사죄의 뜻을 재차 밝혔다.

이에 대해 윤씨는 “이춘재가 출석해 진실을 말해준 것은 고마운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100% 만족하지는 않는다. 마음은 홀가분하고 재판도 잘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 결과는 끝까지 지켜보는 걸로 하겠다”고 심정을 밝혔다.

윤씨가 100% 만족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부분은 재판이 끝이 아님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춘재 8차사건의 재심 절차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재판부는 오는 19일 피고인 신문과 검찰의 의견진술, 변호인의 최후변론 등 결심 공판을 진행한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