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김경수 경남도지사(사진)가 오는 6일 항소심 판결을 받는다. /사진=뉴스1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오는 6일 항소심 판결을 받는다.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인물인 만큼 판결 후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고법 형사2부는 오는 6일 오후 김 지사에 대한 2심 선고를 내놓을 예정이다. 1심은 드루킹 댓글조작 혐의에 대해 징역 2년, 공직선거법 위반이 적용된 공직거래 혐의에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김 지사를 법정구속했다. 이후 김 지사는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김 지사가 지난 2016년 11월9일 드루킹 일당의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했느냐는 쟁점이 핵심이다. '드루킹' 김동원씨는 이날 김 지사에게 킹크랩 구동 장면을 직접 보여주고 댓글조작 공작을 허락받았다고 주장했다.


킹크랩이란 네이버 뉴스댓글란에 달린 댓글 순위를 조작하는 데 쓰인 매크로프로그램이다. 김씨가 이끄는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이 수작업으로 댓글 순위를 조작하다가 지쳐 직접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김씨는 시연회에서 김 지사 허락을 받지 못했다면 킹크랩 공작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 지사 측은 시연회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산채'라 불리는 느릅나무출판사 사무실에서 김씨 일당을 만난 점까지는 인정했다. 그러나 김 지사는 지지자들과 소통 차원에서 경공모 활동에 관한 브리핑을 잠깐 듣고 나왔을 뿐, 시연회 같은 것은 본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김 지사 측은 구글 타임라인에 연동된 보좌관의 동선과 당일 일정 등을 이에 대한 증거로 내세웠다. 특검이 시연회가 진행됐다고 주장하는 시간과 구글 타임라인이 가리키는 김 지사가 산채를 떠난 시간은 1시간 이상 차이가 난다. 그 사이 무슨 일을 했는지 특검에서 구체적으로 해명을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지사 측은 저녁 7시쯤 산채에 도착해 식사를 하고 경공모 활동에 대한 간담회를 가진 뒤 자리를 떴다고 주장했다. 반면 특검팀은 김 지사가 저녁식사를 하지 않고 킹크랩 시연회를 참관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김 지사 측은 정치인을 초대해놓고 저녁식사도 없이 돌려보냈다는 것은 상식 밖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1심은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회를 참관한 것이 맞다고 보고 이를 공동가공 의사의 근거로 삼았다. 공동가공 의사란 상대방과 유기적으로 역할을 나눠 맡아 범죄행위에 의사를 가졌다는 것으로 공동정범 성립 요건 중 하나다.
  
공동정범 성립에 필요한 다른 요건은 기능적 행위지배다. 나눠 맡은 범죄 역할로 실제로 범행 역할을 수행했느냐는 지점이 구분된다.

1심은 김 지사가 수 개월 동안 김씨를 독려하며 정치 관련 뉴스, 게시물 URL을 전송했고 김씨는 이 게시물들에 우선순위를 매겨 댓글공작을 수행했다는 점을 들어 기능적 행위지배도 인정했다.

김 지사는 김씨 일당의 활동을 '선플운동'으로 생각했지 댓글공작을 하는 줄은 몰랐다고 반박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특검과 변호인단은 김 지사의 킹크랩 시연회 참관이 사실로 인정되더라도 공모공동정범에 대한 입장에 따라 유·무죄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모공동정범은 범죄행위를 실행하지 않았더라도 실행한 것과 다름없다고 할 정도로 일련의 범죄행위를 지배한 상황을 의미한다. 이는 범죄행위를 하지 않은 이에게도 죄책을 물을 수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대법원은 강력한 공모 관계라는 전제 하에서만 제한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때문에 2차 변수는 김 지사와 김씨 사이 강력한 공모 관계가 있었는지다. 1심은 김 지사가 김씨 일당과 오랜 기간 교감하면서 온라인 여론 동향을 보고받았고, 특히 댓글공작에 대한 대가로 경공모 조직원인 도모 변호사를 오사카 총영사에 추천하기로 약속하는 등 특별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판단했다. 김 지사는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번 판결은 김 지사의 정치운명을 가를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피선거권이 5년 간 제한된다. 징역형이 선고되면 피선거권 제한은 10년이 된다. 아울러 현직에 있는 김 지사는 당선 무효 처리된다. 공직선거법 결과와 상관없이 댓글조작 사건에 대해 징역형을 확정받아도 공무원법에 따라 김 지사는 직을 내려놔야 하기 때문에 판결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