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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문화 바뀌는 재계 1·2위 기업━
최근 들어 노·사문화 개선이 이뤄지는 대표적인 기업은 재계 1위인 삼성전자와 2위인 현대자동차다. 삼성전자는 지난 3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대회의실에서 단체교섭을 위한 첫 노·사 상견례를 가졌다. 창업주 시절부터 수십년 동안 이어져 온 무노조 경영을 완전히 폐지하고 새로운 노·사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을 떼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이날 최완우 삼성전자 DS부문 인사기획그룹장(전무)을 비롯한 사측 교섭위원 11명과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 등 삼성전자노조 공동교섭단 소속 노측 위원 11명은 이날 처음으로 마주앉아 새로운 노·사문화를 만들자며 서로의 손을 맞잡았다.
특히 교섭위원이 아닌 나기홍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부사장도 인사팀장 자격으로 현장을 찾아 “노·사 모두가 상호 이해하고 동반자로서의 중요성도 인식해가면서 상생과 협력적인 노·사관계의 모델을 만들어가자”며 모두를 격려했다. 김만재 위원장도 “초일류 100년 기업의 첫걸음은 노동자를 존중하고 노동조합활동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오늘 상견례가 바로 그 역사적인 현장이 돼야 한다”고 화답했다.
현대차그룹도 최근 총수와 노조의 만남이 성사됐다. 정의선 회장이 지난달 30일 울산공장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친환경 미래차 현장방문’ 행사 종료 직후 울산공장 영빈관에서 이상수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과 오찬을 함께한 것.
현대차그룹 총수가 노조를 직접 대면한 것은 20여년 만의 일이다. 부친인 정몽구 명예회장이 현대차그룹 출범 초기인 2001년 이헌구 당시 현대차 노조위원장을 만난 적은 있지만 이후로는 노조의 지속적 면담 요청에도 추가적인 만남이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달 정 회장 체제가 본격 출범한 상황에서 총수와 노조위원장이 만난 것은 노조와 오랜 갈등의 역사를 정리하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정립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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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향적 관계 정립 확산될까━
정 회장은 이번 만남에서 “노·사관계 안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직원의 만족이 회사발전과 일치할 수 있도록 함께 방법을 찾아가자”고 당부했다. 이어 “전기차로 인한 신산업 시대에 산업의 격변을 노·사가 함께 헤쳐 나가야 한다”며 “변화에 앞서나갈 수 있도록 합심해 새롭게 해보자. 회장으로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영계를 대표하는 대한상의와 노동계를 대표하는 한국노총도 남다른 친분을 이어오고 있다. 2017년 9월 김주영 전 한국노총 위원장이 한국노총 역사상 처음으로 대한상의를 방문하자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도 한 달여 뒤인 10월 한국노총을 답방했다. 이후 두 사람은 인근 맥주집으로 자리를 옮겨 ‘치맥(치킨+맥주) 미팅’을 통해 경제계 대표와 노동계 대표가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는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박 회장과 김 전 위원장의 맥주 미팅은 2019년 9월에도 또다시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경영계와 노동계의 협력관계가 깊어지길 기원하는 한편 상생을 통해 코로나19 시대의 어려움을 같이 헤쳐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하며 함께 술잔을 부딪쳤다. 서로가 어려운 순간이지만 노동자와 기업이 이럴 때일수록 서로 상생을 모색하고 협력을 통해 일자리와 일터를 굳건히 지켜내자는 약속이다. 박 회장은 “대립보다 대화를”이라는 건배사를 제안했고 김 위원장은 “술병은 쓰러져도 술꾼은 쓰러지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경영계와 노동계의 친분을 이어가길 희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재계의 세대교체와 새로운 체제정립 과정에서 나타나는 노·사관계의 전향적인 변화는 상당히 바람직한 현상이다”라며 “위기상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노·사의 협력 없이는 회사의 성장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건강하고 발전적인 노·사관계가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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