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 2020.11.1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윤수희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피의자가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숨길 경우 제재하는 법안 제정을 검토하도록 지시한 것을 두고 거센 비판여론이 이는 가운데 법무부가 관련 법률 제정을 추진 중인 사실을 공식화했다.
법무부는 13일 취재진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디지털 증거 압수수색 시 협력의무 부과 법안 연구"를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다만 논란을 고려한 듯 "자기부죄금지원칙 및 양심의 자유, 사생활 보호와 조화로운 합리적 방안 마련을 위해 법원의 공개명령 시에만 공개의무를 부과하는 등 절차를 엄격히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형사처벌만이 아니라 이행강제금, 과태료 등 다양한 제재방식과 인터넷상 아동음란물 범죄, 사이버 테러 등 일부 범죄에 한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해당 법안 연구를 추진하게 된 것은 'n번방 사건'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 사례'를 계기로 디지털 증거에 대한 과학수사가 날로 중요해지고 인터넷상 아동음란물 범죄, 사이버 테러 등 새로운 형태의 범죄에 관한 법집행이 무력해지는데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고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n번방 사건' 관련 조주빈의 스마트폰 해제 비협조, 범죄수익 관련 가상화폐 계좌 비밀번호 미제공으로 수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를 공유했다.


2010년 컴퓨터에서 아동음란물 추정 파일이 발견됐던 사람이 암호해독 명령을 거부해 아동음란물 소지 혐의는 불기소됐고, 암호해독명령위반죄로 기소돼 징역 4월을 선고받았다는 영국 사례도 소개했다.

법무부는 "향후 각계 의견 수렴과 영국, 프랑스, 호주, 네덜란드 등 해외 입법례 연구를 통해 인권보호와 조화를 이루는 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 밝혔다.

추 장관의 이같은 지시 뒤 진보적 시민단체를 포함해 비판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참여연대는 "해당 법안 검토는 무소불위 검찰 권한의 분산과 축소라는 검찰개혁에 역행하는데다 반인권적"이라고 했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도 "헌법상 진술거부권을 침해하는 법률 제정 검토 지시를 규탄한다"며 즉각 중단·철회를 촉구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한 검사장이 "추 장관은 모든 국민을 위한 헌법 근간을 무너뜨리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한지 한시간여만에 법무부는 이같은 입장을 내놓으며 사실상 강행 의사를 표한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애플 폰 비번을 못 열어 어그러지는 게 많다. 특수·공안 사건 해봤던 사람들은 다 느낄 것"이라며 "(한 검사장 사건으로) 국민이 오해할 만한 시기이긴 하다. 그건 장관이 지고 가야 하는 부담 같다"고 말했다.

이어 "철회 여부를 떠나 이제 발걸음을 뗐다고 보면 될 것 같고 (논의) 초기 단계"라며 "(이번 일이) 불쏘시개 역할은 했다고 생각한다. 검토 단계니까 어떻게 될진 모르겠지만 다각도로 의견 (수렴을) 거치고 해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게 이 사건과 맞물리지 않았다면 훨씬 추진력을 받았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해당 법안에 관한 연구가 계속되던 차에 'n번방 사건' 관련 보고도 이뤄졌고, 이후 한 검사장 사건도 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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