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를 차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운전자 2명에게 집행유예형이 선고됐다.
1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김세현 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강모씨(64)에게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준법운전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사)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박모씨(58)에게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준법운전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택시운전사 강씨는 지난 1월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매봉역 사거리에서 매봉터널 사거리를 향해 2차로로 진행하던 중 무단횡단하던 피해자 20대 여성 A씨를 들이받았다.
이후 박씨의 승용차가 3차로에 넘어져 있던 A씨를 밟고 지나갔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발성 손상으로 사망했다.
강씨와 박씨는 업무상 과실에 의한 교통사고로 A씨를 사망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씨는 사고 후 필요한 조처를 하지 않고 도주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 과정에서 강씨는 혐의를 인정했지만, 박씨는 차량으로 A씨를 추돌한 사실을 몰랐으므로 도주의 범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박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씨는 도로를 달리다가 A씨를 들이받았고 급브레이크를 밟은 뒤 다시 출발했다. 박씨도 '쿵'하는 소리와 함께 뭔가 부딪히는 느낌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약 20초 뒤 박씨는 비상등을 켜면서 서행했고, 3~4분 뒤에는 반대차로로 다시 돌아오기도 했다. 사건 발생 8분 뒤에는 다시 사고장소로 돌아와 강씨의 택시와 구급차 등이 정차해 있는 사실도 확인했다.
김 판사는 "뭔가 부딪혔다는 걸 알았다면 바로 정차해서 뭔지 확인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다시 현장에 돌아왔을 때 자신과 연관됐는지 확인하지 않고 그냥 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씨는 도로에 떨어진 물체 사진을 찍으러 다시 돌아왔다고 주장하지만 사고 당시 상황을 보면 구급차도, 피해자 양말도 보이는 만큼 박씨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해자가 무단횡단을 하다가 사고에 이르게 된 점을 양형에 참작했다"며 "피고인들이 유족과 합의한 점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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