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 기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적절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리두기 상향이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아닌 주 일일 평균 확진자 수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형태, 기후 조건, 전파 양상을 고려했을 때, 지금이 지난 5월과 8월보다 심각한 상황이라며 거리두기 상향을 거듭 촉구했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기준은 주 평균 일일 국내 확진자 수"라며 "이로 인해 (확진자 수) 추세 반영에 지연이 생길 수 있다"고 18일 밝혔다.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가 지나치게 늦게 상향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하는 기준은 주 평균 일일 국내 확진자 수로 일종의 이동 평균이다. 예를 들어, 11월 18일의 주 일일 평균 확진자 수를 산출한다면 11월 12일부터의 신규 확진자 숫자를 더해서 7로 나누는 방식이다.
이동평균 방식을 따르게 되면 일주일간 신규 확진자 수가 50명→70명→90명→100명→110명→130명→150명으로 증가하는 사례와 100명→100명→100명→100명→100명→100명→100명으로 일정한 사례가 동일한 100명의 주 일일 평균 확진자 수를 갖게 된다.
추세 반영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 방식에서는 신규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더라도 주 일일 평균 확진자 수는 덜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한다.
정 교수는 "현재 만들어둔 기준도 이러한 문제가 있는데, 그 조차도 느슨하게 적용하면 단계를 만들어둔 의미가 퇴색된다"며 "우리는 10개월 동안의 경험으로 감염병에서 1~2일의 시간을 벌거나 잃어버리는 것이 어떠한 결과로 이어지는지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새 거리두기 개편안에 따르면 1.5단계 격상 기준은 주 일일 평균 확진자가 수도권 100명, 충청·호남·경북·경남 지역은 30명, 강원과 제주 10명 이상일 경우다. 여기에 60대 이상 환자 발생 비율을 고려해 결정한다.
최근 일주일간 신규 확진자 수는 143→191→205→208→222→230→313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해왔지만 정부와 방역당국은 뒤늦게 서울, 경기, 광주, 강원 일부 지역의 거리두기 단계를 19일 0시부터 1.5단계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수도권 중 인천시는 신규 확진자 추이를 보면서 거리두기를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신규 확진자 수가 300명대로 높아진 다음에서야 뒤늦게 거리두기가 1.5단계로 상향되는 모습이 나타나기 때문에 정부가 거리두기 조정 기준으로 삼는 '주 일일 평균 확진자 수'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
방역 전문가들은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를 곧바로 2단계로 높이지 않은 점도 아쉬운데다 1.5단계 상향도 다소 늦었다고 꼬집는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바이러스의 전파력은 전보다 강하고 사람들의 경각심도 떨어진 상황인 데다 날씨도 추워지면서 바이러스의 생존 기간도 늘어났다"며 "정부가 뒤늦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면서도 수도권 중 인천은 제외하는 등 안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금은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유행하고 있고 과거보다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5월이나 8월보다 훨씬 위험하다"며 "사실상 지금 상태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해당하기 때문에 단계를 더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