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요양원·요양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고령층 사망자가 다수 나왔다. 노인은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아 코로나19에 치명적이라고 익히 알려졌다. 하지만 노인들이 대면 접촉을 자제한다고 하더라도 요양보호사 등 돌봄인력과의 밀접 접촉은 피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노인들이 '돌봄'을 받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식사·대소변조차 혼자 하기 버거운 노인들은 '돌봄' 없이는 하루도 생활하기 어렵다. 데이케어센터, 노인정 등이 코로나19로 폐쇄되면서 대화할 사람조차 없어 우울과 고독감을 느끼는 노인들도 많다.
22일 감염병 시대 비대면 돌봄을 가능케 하는 '돌봄 로봇'은 얼마나 발전했고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 살펴봤다.
고독한 노인을 달래주는 인형 모양의 '효돌이'부터 대·소변을 감지해 빨아들이는 '배변보조 로봇', 신체 능력을 높여주는 '웨어러블 로봇'까지 각양각색이다.
◇AI 탑재 효돌이, 안부인사 건네고 식사시간 알려줘
가장 대표적이고 잘 알려진 돌봄 로봇은 '효돌이'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서울 구로구, 경기 남양주, 광주 동구, 인천 계양구 등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인공지능(AI)이 탑재된 효돌이를 독거·치매노인들에게 보급했다.
효돌이는 음성 알람으로 복약, 식사, 환기, 산책 시간을 노인에게 알려주기도 하고 안부인사를 하거나 애교를 부리기도 한다. 치매예방 체조, 노래 등 다양한 노인 대상 콘텐츠도 제공한다.
강원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조희숙 교수 연구팀이 6개월(2017년 12월~2018년 6월) 동안 효돌이를 사용한 67~98세 춘천 지역 노인 4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우울 척도를 나타내는 지수가 사용 전 평균 5.76점(15점 만점)에서 4.69로 낮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노인이 우울증을 앓으면 치매 발병 가능성이 2~3배가량 높아지기 때문에 효돌이가 치매예방에 효과를 보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제 때 약 먹기'는 평균 2.21점에서 2.67점으로 크게 상승했고 '제때 식사하기'도 2.31점에서 2.52점으로 높아졌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대면 서비스가 일부 끊기면서 발생할 수 있는 노인의 건강 문제도 '돌봄 로봇'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효돌이가 노인들과 완벽한 양방향 소통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스마트 돌봄로봇 개발…노인 대·소변 흡입에 세정까지
정부는 중증장애인·노인 등이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 돌봄로봇 4종(이승보조, 배변보조, 식사보조, 욕창예방)도 내년까지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일부 로봇은 이미 개발돼 국립재활원 '스마트돌봄 스페이스'에 전시됐지만 정부는 기술을 더욱 고도화한다.
이승보조 로봇은 환자의 등 뒤에 지지봉을 삽입하고 환자를 들어 이동시키는 등 환자의 이동을 돕는다. 배변보조 로봇은 노인의 대변과 소변을 감지해 빨아들이고 항문과 요도부를 씻겨준다.
식사보조 로봇은 환자의 얼굴에서 입 위치를 파악한 뒤 로봇팔이 반찬과 밥을 집어 가져다준다. 욕창예방 로봇은 침대의 형태를 변형하고 노인의 상체와 하체의 기울기를 바꿔 욕창 발생률을 낮춘다.
물론, 개발되는 제품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
감염병 확산 상황에서 스마트 돌봄로봇은 대면 접촉을 줄여 감염병 확산 위험을 낮추고 돌봄인력의 업무 부담을 줄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스마트 돌봄로봇이 개발되더라도 정부는 로봇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검증해야 하기 때문에 상용화 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부는 '로봇 사고'에 대비해 로봇 보험 도입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웨어러블 로봇', 스스로 움직이도록 돕는다
'웨어러블 로봇'도 노인 돌봄의 하나의 대안으로 각광받는다. 영화 '아이언맨'에서 토니 스타크가 입는 아이언맨 수트도 일종의 웨어러블 로봇이라고 할 수 있다.
웨어러블 로봇은 착용자와 밀착해 신체 신호를 감지하고 신체 능력을 높여준다. 노인 스스로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어 돌봄이 필요 없도록 한다.
돌봄이 필요한 노인뿐 아니라 돌봄을 제공하는 요양보호사와 간병인의 신체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실제 일부 기업에서는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해 물류 기업, 요양원 등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착용하도록 하는 등 제품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다만, "로봇도 인간과 함께해야 진정한 '돌봄'" 의견도
돌봄이 로봇의 전유물이 되는 게 바람직한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감염병 상황에서 돌봄 공백을 로봇이 어느 정도 메꿔줄 수는 있지만 인간을 완전히 대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정덕영 성남고령친화종합체험관 부관장은 지난 4일 열린 'ICT 돌봄 2020심포지엄'에 참석해 "어르신은 사람의 정을 그리워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람은 한 번도 집에 찾아오지 않는데 로봇만이 덩그러니 노인에게 밥을 먹여주는 복지가 우리가 추구하는 복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첨단 기술을 돌봄에 접목하면 새로운 돌봄경제를 창출하고 세계에 자랑거리가 될 수는 있지만 그 안에서 보여줄 것은 따뜻한 온기에 기반한 기술"이라며 "사람 없이 로봇만이 노인을 케어하는 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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