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각종 ‘묻지마 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출처를 알 수 없는 ‘카더라 통신’이 범람해 관련 기업 주가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걱정스러운 점은 ‘꾼’들의 도 넘은 회사 사랑이다.
코로나19 수혜주로 차익을 거둔 후 사라지는 ‘꾼’들의 행태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이들은 회사 관계자 명의를 도용해 객관적인 근거가 없고 투자판단을 교란하는 자료를 쏟아낸다. 주식회사의 주인(株主)인 만큼 기업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어 불법 행위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때문일까.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기자나 투자기관을 대상으로 한 주주의 허위사실 유포 행위가 갈수록 늘고 있다.
이들은 최근 제약·바이오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우호적이란 점을 악용한다.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선 치료제 개발이 필수적이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꾼들의 카더라 통신은 더 위협적이다. 기존에는 주주가 기자에게 제보하는 데 그쳤다면 지금은 회사 관계자를 자처하며 ‘가짜 보도자료’를 배포한다. 이들은 관련 내용으로 기사를 쓴 기자의 이름과 메일을 수집한다. 나중에 허위사실을 배포하기 위한 정보로 활용한다.
문제는 이들의 가짜 보도자료에는 ‘아니면 말고’ 식의 정보가 난무하는 데다 이를 책임질 사람도 없다는 것이다. 출처를 알 수 없는 거짓 정보일수록 더욱 사실인양 포장돼 주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심지어 투자자들이 미국 바이오기업 서전텍(SurGenTec)의 호재를 국내 진단키트기업 수젠텍(SugenTech)으로 잘못 보고 묻지마 투자까지 나서기까지 했다. 텔레그램·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수젠텍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받았다는 가짜 뉴스가 확산되면서 회사의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불법 행위는 기업의 신뢰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모방행위가 확산돼 시장 전체의 신뢰성에 타격을 준다.
문화 창작물에만 규제나 심의가 필요한 게 아니다. 사실 확인 없이 배출되는 창작물이야말로 규제돼야 한다. 기업의 펀더멘털을 보고 투자한 선량한 투자자에 금전적 손해가 생기고 금융 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사칭·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규제 지침이 강화되지 않고선 개인 투자자는 물론 기업도 위험을 피할 수 없다. 때문에 정부부처와 수사당국은 이를 단속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적극적으로 엄단해야 한다. 기업도 경영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개인에게 폭넓은 투자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투자자도 이런 불법 행위에 농락당하지 않도록 보다 세밀한 주의가 필요하다. 뚜렷한 비전을 갖춘 기업이라면 시간이 조금은 걸리더라도 주가는 필연적으로 오르기 마련이다.
제약·바이오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이 같은 부담 요인을 덜어내야 한다. 제약·바이오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애정이 일부 투기 세력으로 인해 금세 지나갈까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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