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로부터 10년 뒤. 서남해 해상풍력발전 실증단지 모습은 어떨까. 한전의 야심 찬 계획과 달리 실증단지는 현재 발전량을 3분의 1로 줄여 제한 발전 중이다. 10년간의 성과는 60MW 실증단지 1개다. 급기야 지난 7월 프로젝트 추진계획이 다시 설계됐다. 우선 400MW를 2022년 착공 후 확산단지 2기가와트(GW)도 이듬해인 2023년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14조원 규모의 추가 개발비가 들어간다. 준공 목표시점은 8년 뒤인 2028년으로 미뤄졌다.
한전 발전사업의 현주소. 업계는 한전의 발전사업방식과 기술력 등이 드러난 대표적인 사례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관계자는 “이것만 놓고 봐도 한전이 과연 풍력사업을 잘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기존에 원전과 석탄 발전에 치우쳐 있었다고 해도 의지가 있었다면 이 정도까지 못했을까 싶다”고 꼬집었다.
관련 업계에선 인프라 독점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송배전망과 판매를 독점하고 있는 한전이 발전사업에 뛰어들면 가뜩이나 ‘갑’의 위치가 ‘슈퍼갑’이 되는 건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 산업 생태계 교란과 사업성 확보 실패 등 많은 피해가 예상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토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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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규모 40MW 이상… 사실상 풍력시장 전체━
한전도 이 같은 우려를 잘 알고 있다. 한전은 민간 발전사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사업규모 제한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거래 제한 ▲망 정보 공개 등의 조건을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법안이 발의된 이후 민간협회 관계자들을 만나 이 같은 일부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한전의 제시안 모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먼저 사업규모 제한의 경우 한전은 40MW 이상 대규모 해상풍력 등 핵심기술 기반 사업에만 진출하겠다는 전제를 내놨다. 40MW는 2019년 기준 전체 사업 건수 6만2363건의 0.03%인 20건에 불과하다는 게 한전 측 주장이다.
신재생에너지협회 관계자는 “이는 전체 재생에너지 시장에 빗댄 수치”라며 “그 기준도 처음엔 40MW였지만 지금은 80MW 이상으로 달라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 한전이 주력하는 풍력만 놓고 봤을 때 40MW는 육상풍력의 경우 설비용량 기준 74%, 해상풍력은 설비용량 기준 95%에 달하는 사업 건수를 나타냈다.
한전 없이도 대형발전소 프로젝트를 충분히 맡을 수 있다는 것이 민간업체의 설명이다. 현재 육상 100MW급과 해상 300MW급 사업도 민간사업자를 통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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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S 부담 낮추고 전기요금도 오를 가능성━
한전은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의무이행량 할당과 신재생공급인증서(REC) 거래 제한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RPS는 500MW 이상 발전설비를 보유한 발전사업자에게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량을 할당해 시장에 보급하도록 하는 제도로 한전에게 부담인 제도다. 한전은 의무공급량을 채우지 못했을 경우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REC를 구입해 할당량을 채워야 한다.
업계에선 한전이 점차 정산 재원 부담을 줄이고 REC 의무 이행에 따른 정산 기준 가격을 무리하게 하락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PRS 의무비율을 현행 4%에서 2023년까지 10%로 높일 예정인 만큼 한전의 부담 털기는 발전사업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가로 형성된 별도 정산 가격은 시장 가격을 왜곡시키고 결국 사업자의 사업성을 현저히 떨어뜨릴 가능성이 크다”며 “한전의 사업비 투자나 회사채 발행 등이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 역시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외적으론 망 중립성을 확보하고 순차적인 업무처리를 하겠다고 표명하면서 시작도 안 한 해상풍력에 전기를 선배분하겠다는 건 무슨 논리인지 모르겠다”며 “가장 중요한 망 계통을 독점하고 있는 한전에게 유리하고 이외 사업자에겐 계통 지연과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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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멘스 회장 출신 사장님… 국내 기업 협업 실적도 부재━
일각에선 김종갑 한전 사장에 대한 의구심을 던지기도 한다. 김 사장은 독일 기업 지멘스 회장 출신으로 이 회사와 협업을 통해 ‘주식 부자’ 대열에 올랐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김 사장은 7년간 근무했던 지멘스 주식을 11억원가량 보유하고 있는데 한전 사장으로 부임한 후 지멘스와 계약한 수주 금액이 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이 같은 문제가 지적됐고 일감몰아주기 의혹부터 윤리적인 책임론이 거론되기도 했다.
한전이 국내 제조기업과 해외 동반 진출한 실적도 전무하다. 최근 해외 해상풍력을 활발히 개발 중인 ‘GIG’나 ‘오스테드’ 등 글로벌 기업은 타워나 하부구조물 등에 한국기업 제품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한전은 2017년 요르단 푸제이즈 풍력발전 개발 시 국내 제조기업이 아닌 덴마크 베스타스를 선택했었다.
업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김 사장이 지멘스 출신이어서 국내보다는 외산에 대한 인식이 좋고 취임 후 외산과 협업을 많이 해왔다”며 “한전이 발전사업 참여 시 민간 사업체와 글로벌 진출을 일궈내겠다고 했는데 현 상황에선 잘 지켜질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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