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지난주 토요일에 동태탕 한 그릇을 판 게 전부네요."
서울 종로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이주신씨(60대·가명)는 매출 기록이 텅 빈 단말기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횟집에서 파는 동태탕 한 그릇은 6000원. 이 수입이 지난 12일 일일 가게 총매출이다.
횟집만 40년째 운영한 '베테랑 장사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피할 수 없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될 때마다 반대로 그의 매출은 하향했다.
지난 14일 <뉴스1>이 이씨의 동의를 얻어 최근 매출 추이를 살폈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가 적용됐던 지난 10월부터 2.5단계인 현재의 매출 비교다.
거리두기 1단계가 적용됐던 두달 전만 해도 숨통은 트였다는 게 그의 말이다. 예컨대 지난 10월17일 가게 매출은 58만원. 이씨는 "1단계 때만 하더라도 일평균 30만~50만원은 팔았다"며 "예년과 비교해 매출이 절반 이상 줄었지만 그나마 버틸 수는 있는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2.5단계 격상 이후에는 매출 단말기 기록이 텅텅 비었다. 동태탕 한 그릇 파는 수준의 최악의 상황이 이어졌다. 이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실시된 이후 단말기에 3건 이상 매출이 찍혀있는 걸 보기 어렵다"며 "언제 가게를 닫아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그의 일상도 확 달라졌다. 최근 이씨는 횟감을 손질하는 시간보다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오지 않는 손님 대신 주식시장에 기대기 시작한 것이다. 대화 중에도 스마트폰을 확인하던 그는 "지난주 사 놓은 주식이 오늘 30%나 올랐다"며 이날 처음으로 환하게 웃었다.
자신이 투자한 종목에 대해 한참을 설명하던 그는 "40년간 모아둔 돈으로 지금까지는 간신히 버텼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다 떨어져 간다"며 "주식이 그나마 희망"이라고 했다.
매출은 줄었지만 베테랑 장사꾼이 본업을 아예 포기한 건 아니다. 더 큰 희생도 감수하겠다는 그는 정부를 향해 쓴소리도 했다.
"매출 단말기에서 봤듯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서는 장사를 하는 게 안하느니만 못해요. 이렇게 되면 내년 여름까지 버틸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차라리 3단계로 격상해 확진자를 눈에 띄게 줄인 뒤 영업을 재개하는 게 더 낫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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