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여자오픈 '메이저 퀸'에 오른 김아림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생애 첫 출전한 US여자오픈(총상금 550만달러)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메이저 퀸'에 오른 김아림(25·SBI저축은행)이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우승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김아림은 1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챔피언스 골프클럽 사이프러스 크릭 코스(파71·6731야드)서 열린 제75회 US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합계 3언더파 281타를 기록한 김아림은 2언더파 282타를 적어낸 공동 2위 고진영(25·솔레어), 에이미 올슨(미국)을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선두와 5타 차의 격차가 있었는데 이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다.


김아림은 우승 상금 100만달러(약 10억9000만원)를 받았다.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김아림은 시상식 인터뷰에서 "어제 아쉬운 플레이가 나와서 오늘은 웬만하면 핀을 보고 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려고 마음 먹었는데 생각대로 잘 됐다"고 미소 지었다.

KLPGA 투어서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1승씩을 기록한 김아림은 한국을 대표하는 장타자다. 올 시즌에도 KLPGA 투어서 드라이브 비거리 1위다.


김아림은 "미국이라고 하니 더 넓고 러프도 길고 광활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좁았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는 "도착하고 보니 나무가 생각보다 높아서 당황했지만 준비할 시간이 많아서 여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통산 11번째로 한국인 우승자가 된 김아림은 "얼떨떨하다"면서 "기회는 있을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막상 진짜 우승하니 머리가 하얗다. 시간이 지나야 실감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진 공식 인터뷰에서도 김아림은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었다.

그는 "너무 영광스럽지만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 "이전까지 우승했던 분위기와도 다르다. 코로나19 때문에 다른 환경에서 우승한 것이라 어색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플레이에 다소 '업다운'이 있었던 김아림은 마지막 3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상황을 돌아본 그는 "16번 홀은 파3인데, 5번 아이언으로 맞바람 182야드에서 쳤다"며 "핀을 살짝 3야드 지나간 것을 넣었다. 17번 홀은 유틸리티 클럽으로 티샷 했고, 8번 아이언으로 붙여서 버디를 잡았다. 18번 홀은 3번 우드, 48도 웨지로 쳐서 버디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김아림은 한국 골프장과 다른 환경에 다소 고전하는 모습도 있었다.

그는 "버뮤다잔디는 한국에서는 생소하다"면서 "아이언을 칠 때 바닥에 프레셔가 오는 잔디는 처음이었다. 그런 면에 있어서 좀 더 정교하게 칠 수 있는 잔디라고 느꼈다"고 전했다. 이어 김아림은 "그래도 이 코스가 좋다. 여기서 연습하면 행복하겠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김아림은 자신의 롤 모델로 '전설' 아니카 소렌스탐(50·스웨덴)을 꼽았다.

그는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선수는 소렌스탐이었다"며 "사실 골프는 아버지랑 놀려고 시작했던 것이다. 선수를 꿈꾼 것은, 골프를 하면서 좋아하게 됐기 때문이다. 잘 하고 싶은 욕심에 프로생활을 하게 됐고, 지금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일부 선수들의 경우 최종일에 리더보드를 보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김아림은 달랐다. 그는 오히려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며 "선두와 몇 타 차이인지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쳤다"고 웃었다.

김아림이 15일(한국시간) US여자오픈 4라운드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낸 뒤 주먹을 불끈 쥐고 기뻐하고 있다. © AFP=뉴스1

김아림은 대회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그는 "꾸준히 (마스크를 쓰고)연습을 했다. 내가 (코로나19에)걸리는 건 무섭지 않은데, 다른 누구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게 최선이겠다고 생각해 불편한 것을 감수하고 연습했다"고 전했다.

한편 김아림은 이번 우승을 통해 얻은 LPGA 투어 출전권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생각할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며 "집에 돌아가서 더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

깜짝 우승을 통해 '신데렐라'로 떠오른 김아림은 그야말로 금의환향할 예정이다.

그는 "일단 맛있는 것 먹으러 갈 것 같다. 가서 오늘 있었던 일, 미국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면서 기쁨을 나눌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마지막으로 김아림은 팬들을 향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이런 시국에 이렇게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내 플레이가 누군가에게 희망과 에너지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함께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시즌 중간부터 샷이 안 됐는데 어려울 때 든든한 백그라운드가 되어 준 최차호 트레이너와 김기환 프로에게도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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