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승아 기자,문동주 기자 = "우연히 그분을 마주쳤어요. 이야기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죠. 처음엔 부정적인 반응이었어요. '싫어요' '안 돼요' '고기잡이배에 따라가지 않을 거예요' 보통 성인이라면 하지 않을 이야기를 하셨죠"
"낙담하고 옆에 앉아 있었는데, 어머니 이야기를 꺼내더라고요. '어머니가 쓰러졌는데 기도를 해도 살아나지 않아요' '그런데 파리가 왜 날아와요? 애벌레가 자꾸 나와요?"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사망한 지 5개월이 지난 것으로 추정되는 60대 여성 김 모 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발달장애 아들 최 모 씨(36)가 노숙을 하다 우연히 마주친 사회복지사 정미경 씨(53)의 도움으로 시신은 수습될 수 있었다.
17일 '방배동 모자' 사건의 최초 신고자인 정 씨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어떻게 최 씨와 만나게 되었나요?"
- 이수역은 3~4년 전부터 꾸준히 가던 곳인데, 그날 그쪽에서 어떤 노숙인을 쫓다 그분을 봤어요. 말을 걸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원래 쫓던 분을 놓치고 그분에게 말을 걸었어요. 보통 분이시면 제가 고기잡이배에서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아실 텐데 계속 "싫어요" "안 돼요" "고기잡이배에 따라가지 않을 거예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어떻게 어머니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나요?"
- 옆에 앉아 있는데, 어머니 이야기를 꺼내시더라고요. "부처님한테 기도해도 어머니가 깨어나시질 않아요" 그러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그런데 왜 파리가 날아와요? 애벌레가 자꾸 나와요?" 하시더라고요. 제가 이해가 안 돼서 "어머니가 돌아가셨냐 어디 계시냐"고 했어요. 그랬더니 "거기에 계세요. 어머니 방에요"라고 대답하셨죠. 그길로 어머니 시신을 수습하러 집에 방문했죠.
"집에 도착했을 때 어떠셨나요?"
- '참 서늘하고 냄새가 안 난다' 이런 느낌. 시신 위에 덮어 놓은 이불도 어머니 몸이 왜소하셨는지 조금만 올라와 있었어요. 이불 테두리를 청테이프로 둘러뒀는데 마치 어린아이가 관 모양을 만든듯한 느낌이었죠.
단전·단수 예고 통지서가 붙어 있는데, 엄청나게 큰 금액이 연체된 것이 아녀서 더 가슴이 아팠어요. 4,400원 전기세 고지서였어요
"일반 시민들이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을까요"
-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최 씨는 먹을 것도 필요했지만 진짜 필요했던 건 상황을 정리할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있어요. 현대인들은 바쁘기 때문에 본인이 도와줄 수 없다면 구청이나 주민센터, 복지관 등에 신고를 해주셨으면 해요. 찾아오시면 그분들을 도와줄 수 있는 복지제도가 마련되어 있으니까 그렇게 틈새를 메워주시면 그게 진정한 사회복지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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