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정직 2개월 징계로 손발이 묶인 가운데 윤 총장 가족과 측근 수사를 통한 압박 수위가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관련 사건을 지휘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수사 고삐를 틀어쥐고 윤 총장 겨냥 공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검찰 내부에서 이 지검장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이 거듭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 지검장이 섣불리 윤 총장을 겨냥한 수사 지휘에 나섰다가 수사팀 및 일선 검사들과 마찰을 빚을 경우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함께 제기된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윤 총장과 관련해 Δ아내 김건희씨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의 뇌물성 협찬 수수 의혹과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도이치파이낸셜 주식매매 특혜 관여 의혹, 윤 총장 측근의 친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불기소 등 사건 무마 의혹을 수사 중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앞서 윤 총장과 가족, 측근에 대한 사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이 독립적으로 수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윤 총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친정부 성향인 이 지검장이 윤 총장 관련 사건에 대해 강제수사로 공세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윤 총장 아내 관련 사건은 권력형 비리 등 특수수사를 전담하는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정용환)에 배당됐다. 검찰은 지난달부터 본격 수사에 착수했지만, 아직 이렇다할 성과는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수사팀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과 전시회 협찬 기업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영장 집행 시 법익 침해가 중대하다'며 통째로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검찰은 세무당국으로부터 코바나컨텐츠 과세자료를 넘겨받아 기초조사부터 진행하는 방향으로 순회했다.
당시 법원은 김씨에 대한 임의수사 없이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제수사를 하기 전 수사 대상자에게 자료제출을 먼저 요구해 증거 확보를 시도하라는 취지로 해석됐다. 이에 이 지검장이 성급하게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검찰은 최근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주최사와 협찬사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며 기초부터 다지고 있다. 김씨의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한국거래소가 포착한 이상 거래 정황도 넘겨 받아 살피고 있다. 바탕을 다진 뒤 윤 총장 정직 기간 중 본격적인 강제 수사에 나설지 관심이 모인다.
검찰은 관련 수사인 윤 전 서장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해 윤 전 서장 과거 근무지에 이어 지난달 국세청 본청 전산실까지 압수수색 하는 등 활발하게 수사에 나선 바 있다. 일각에서는 윤 총장이 아내와 측근 관련 사건에서 직권남용·직무유기로 엮여있는 만큼 강제수사의 칼날이 윤 총장을 향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 지검장이 윤 총장 관련 사건에 대해 신속한 기소나 구속 수사를 진행하라는 취지로 '과감한 결단'을 촉구했다는 이야기도 흘러 나왔다. 내달께 이뤄질 검찰 고위직 인사에서 관련 수사 결과가 이 지검장 거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그가 사건 처리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시선도 있다.
중앙지검에서 현재까지 마무리된 사건은 윤 총장 장모 의혹 뿐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박순배)는 지난달 24일 윤 총장 장모 최씨를 요양급여 부정 수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윤 총장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징계위)가 윤 총장이 징계 사유로 거론한 채널A 사건 마무리에도 관심이 모인다. 이 사건은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으로 시작됐지만, 수사팀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과의 공모 여부를 공소장에 적시하지 못한 채 지난 10월 이 전 기자만 재판에 넘겼다.
당시 검찰은 한 검사장과의 공모 여부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하겠단 방침을 밝혔지만, 1회 피의자 조사도 종료하지 못하고 휴대폰 포렌식에도 난항을 겪는 등 수개월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윤 총장 징계 과정과 결과에 대한 논란이 잦아들지 않는 가운데, 징계 명분에 힘을 싣기 위해선 관련 사건 수사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도 있다.
이 지검장의 수사지휘에 수사팀과 일선 검사들이 반발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구성원 다수가 이 지검장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며 등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을 직무배제할 때 법무부를 '후방지원'했다는 의혹에도 휩싸이면서 구성원들의 지지를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윤 총장 장모 기소를 두고 지휘부와 수사팀간 이견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이 지검장을 보좌하는 중앙지검 차장검사들이 내부 비판 의견을 전하며 이 지검장에게 사실상 사퇴 권유를 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윤 총장 징계 의결 직후에는 중앙지검 35기 부부장들이 공개적으로 검찰 내부망에 유감 성명을 내기도 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오는 22일 징계 효력을 멈춰달라는 윤 총장의 집행정지 사건 심문기일을 열고 본격 심리에 나선다. 법원이 징계 효력 정지를 인용할 경우 윤 총장은 지난번 법원이 직무배제 집행정지를 인용했을 때와 같이 곧바로 직무에 복귀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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