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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소송·징벌적 배상제 이르면 3월 처리━
법무부에 따르면 집단소송법안과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포함된 상법 일부개정안은 이르면 올해 초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두 법안은 법제처 심사 과정에 있다. 이후 1주일 간격으로 차관회의 심사와 국무회의 심의를 거친 뒤 국회에 상정될 계획이다. 내년 3월 열리는 첫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법안은 기업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넓히는 게 골자다. 집단소송제는 피해자 일부가 제기한 소송으로 모든 피해자가 함께 구제받을 수 있는 제도다. 피해자가 50명 이상인 모든 손해배상 청구에 적용되며 제외 신고를 하지 않은 모든 피해자에게도 판결 효력이 생긴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반사회적 위법 행위에 대해 실제 손해액 이상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제도로 기업이 고의 또는 중과실로 소비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손해액의 최대 다섯 배까지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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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운동장, 기업 경영 의욕 떨어뜨려━
기업은 원고에 책임이 쏠려있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법무부의 원안은 원고에게는 개략적으로 피해를 주장할 수 있고 피고에게는 구체적인 답변과 해명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또 법원의 자료제출 명령에 대한 피고의 ‘영업비밀 제출 거부권’을 인정하지 않고 피고가 불응하면 법원이 원고 측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추정하도록 했다. 시작 전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인 데다 소송 전 증거 조사와 자료제출 명령 등으로 기업의 영업비밀 등 핵심 정보가 유출될 수도 있다.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본부장은 “도입 취지는 이해하지만 소비자는 피해자라고 가정하고 시작하는 것”이라며 “우리와 유사한 대륙법이 아닌 미국식의 법안을 들여오는 건데 이에 더해 다른 국가보다 강화된 법안이라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집단소송제의 본고장인 미국처럼 기업소송이 남발될 것이란 시선도 나온다. 미국 백악관은 2004년 집단소송제 때문에 매년 2500억달러(약 290조원)가 낭비됐다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정부 입법예고안이 통과될 경우 30대 그룹을 기준으로 징벌적 손해배상 소송비용 8조3000억원과 집단소송 비용 1조7000억원 등 최대 10조원의 기업 부담이 추가로 발생한다고 전망했다. 이는 현행 소송비용 추정액(1조6500억원)보다 6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신규 일자리 창출과 미래 먹거리 산업 투자에 쓰일 막대한 비용이 소송 방어비용에 낭비될 수 있다.
이는 외국의 직접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윤석찬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집단소송제의 1심 사건은 국민 배심원이 참여하는 국민참여재판 제도를 적용하기로 돼 있는데 반기업 배심원이 포진될 우려가 있다”며 “외국자본 투자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자금여력이 없고 법무팀이 없는 중소·영세기업은 도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점을 염두에 둔다면 법안의 적정성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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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일본처럼 단체소송제도 개정으로 가야” ━
일부에선 거액의 합의금을 노린 미국 로펌이 국내서 활개 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선 부작용 때문에 독일과 일본도 집단소송법안과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지 않았다.
한석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내는 집단소송 전문 로펌이 적어 법안이 통과되면 외국의 집단소송 전문 로펌이 나서서 소송을 주도할 것”이라며 “미국 로펌만 좋은 일 시키고 국내 기업만 피해 보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기준을 살피고 충분히 논의한 뒤 도입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실손해액을 기준으로 일정 배수의 배상액을 부과하는 배액 배상제를 도입할 때 2~3배 한도로 시행한다. 한국은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했다. 유럽과 일본은 소비자단체가 소비자를 대신에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글로벌 추세보다 앞선 법안을 도입할 필요성이 없다”며 “경제 엔진 역할을 맡는 기업이 코로나19 여파로 회복이 아직인데 법안 도입을 서두르면 민간 영역에서의 취업 등이 엉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식 집단소송제를 도입하기보다 현행 선정당사자제도나 소비자기본법상 단체소송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교수는 “현 단체소송제도는 예방 효과만 있는데 독일과 일본처럼 피해회복까지 되도록 개정하면 된다”며 “미국도 악의적 행위로 인해 손해가 발생했을 때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예외적으로 적용하는데 우리는 중과실 즉 과실 행위에 대해서까지 적용해 기업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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