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대법원 근무시절 취급했던 사건을 수임하고 기밀문건을 무단 반출한 의혹을 받는 대법원 선임·수석재판연구관 출신 유해용 변호사(55·사법연수원 19기)에게 검찰이 2심에서도 실형을 구형했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윤강열 장철익 김용하) 심리로 7일 열린 유 변호사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1심때와 같이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유 변호사는 2014년 2월부터 3년간 선임·수석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하면서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관심 사건이던 '비선의료진' 김영재 원장 부부의 특허소송 진행 상황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보고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대법원에서 진행 중인 사건의 재판연구관 검토보고서와 판결문 초안 파일과 출력물을 2018년 2월 퇴직하는 과정에서 반환·파기하지 않고 변호사 사건 수임에 활용할 목적으로 유출한 혐의도 받았다.
이 재판은 이른바 '사법농단' 사건의 첫 판결로 주목받았지만, 1심은 유 변호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유 변호사가 사법부 외부에 대법원 문건을 제공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검찰이 압수수색을 하면서 확보한 증거 중 일부에 대한 증거능력도 인정하지 않았다.
이날 검찰은 "피고인은 청와대 등 제3자에게 전달할 목적으로 사인 간의 특허소송을 정리해 외부에 누설, 대법원의 공정한 재판기능을 침해하고 사법부 독립·신뢰를 훼손했다"며 "대법원 재직 당시 취급한 상고심 소송을 수임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련 보고서는 어떤 형태로도 유출돼선 안 되지만 피고인은 사무실에 비치하고 업무에 활용했다"며 "재판기능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또 "1심 판단과 달리 피고인이 문서 작성을 지시하고 청와대에 전달한 사실이 인정되는데도 현재까지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6월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유 변호사 측은 1심 판단에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위법·부당한 과잉수사로 획득한 증거들로는 실체적 진실을 담보할 수 없다"며 "백번 양보해 증거능력이 있다 하더라도 피고인에 대한 모든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 원심의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최후진술에 나선 유 변호사도 무죄 판단을 거듭 요청했다. 그는 "상대가 청와대든 제3의 성명불상자이든 저는 임종헌 차장과 공모한 사실이 없다"며 "검찰이 뚜렷한 증거 없이 여론을 몰아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변호사는 "보고서 유출의 경우 관행이 없는 상태에서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남들처럼 자료를 갖고 퇴직했던 것"이라며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고 호소했다.
이어 "검찰개혁이 최근 화두인데 법원이 판결을 통해 검찰권 남용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재판부가 증거와 법리에 따라 공정하고 현명한 판단해 줄 것을 타는 목마름으로 호소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4일을 항소심 선고기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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