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 사진=장동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한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삼성에 비자금 조성 대응마련을 주문했다.
현재의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기능만으로는 비자금 조성에 대한 실효적인 감시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지난 18일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하면서 “준법감시위의 실효성이 충족되지 않아 양형에 참작하기 어렵고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준법감시위는 재판부가 이 부회장에게 실질적인 준법감시제도를 갖춘 기업의 구성원에게 형을 낮춰주는 미국 연방양형기준 제8장을 언급하며 제도 마련을 권고한 뒤 출범한 것이다.

이후 준법감시위는 삼성의 문제점 진단을 통해 이 부회장의 승계포기 선언와 무노조경영 약속 등을 이끌어냈고 이 같은 성과가 양형에 반영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특검 측이 재판부의 공정성을 크게 문제삼으며 7개월 간 파기환송심이 중단될 정도로 반발도 거셌다.

하지만 재판부는 준법위를 양형에 반영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준법위가 ▲컨트롤타워 조직에 대한 감시와 대응방안이 구체적이지 않은 점 ▲그룹 계열사 전체에 대한 감시가 미흡한 점 ▲비자금 조성 문제에 대한 감시가 미흡한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특히 비자금 조성 감시와 관련해 재판부는 “정치권력에 뇌물을 제공하는 것을 미연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비자금의 조성 자체에 대한 실효적인 감시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등에 대한 뇌물공여 사건에서 비자금이 조성된 방법을 삼성 측이 스스로 분석해 그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