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살려달라'는 호소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의 2월 국회 첫날 시계는 2년 전인 2018년을 가리키고 있었다.
지난달 29일 언론을 통해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삭제한 문건에 '북한 원전 건설 및 남북 에너지 협력' 관련 문건이 다수 포함된 공소장이 공개됐는데 삭제한 파일의 작성날짜가 2018년 5월이었던 것. 이 시기는 2018년 1차 남북정상회담과 2차 남북정상회담 사이다.
이런 사실이 세상 밖으로 나오면서 같은 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문 대통령을 향해 "원전 게이트를 넘어 정권의 운명을 흔들 수 있는 충격적인 '이적행위'"라고 말해 기름을 부었다.
이후 여권은 '고질병인 북풍 공작'이라고 일축하며 법적 조치를 예고했고, 야권은 '조직적인 은폐'라며 특검과 국정조사에 나서야 한다며 공방전이 격화되고 있다.
여기에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구시대적 유물'이라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고, 시민단체의 고발전으로까지 확대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선 "코로나19 장기화로 심각한 민생을 돌봐도 모자랄 판에 2년 전 일로 이렇게까지 흥분해선 안 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북한 원자력 발전소 건설 지원은 하루아침에, 남북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UN과 미국의 대북제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극비리에 북한 원전을 짓는다는 것이 불가능하고, 미국의 동의 없이 한국 기술·장비로 북한 원전을 짓는 것은 한미원자력협정 위반 사항이기도 하다. 한반도 비핵화와도 맞물려 있는 문제다.
물론 문재인 정부 들어 탈원전을 내세우면서 북한에 원전을 건설하려는 아이디어를 낸 것 만으로도 보수진영이 비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산업부의 문서와 문 대통령이 북에 전달한 USB의 내용을 두고 각종 논란이 일어나면서 공개 범위에 촉각이 쏠리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산업부는 문건 원본을 전격 공개했고 여권 일각에서 USB 속 내용을 공개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문건 공개 후에도 2월 국회에서 당분간 북한 원전을 둘러싼 갈등은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안은 2년 전 문건과 USB로 정쟁을 벌이고 있지만 국회 밖은 1년 전 찾아온 코로나19의 한가운데 서있다. 시민들의 정상적인 생활과 경제활동은 1년 전 평범했던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가뜩이나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버려야 할 구시대의 유물 같은 정치로 대립을 부추기며 정치를 후퇴시키지 말기 바란다"고 했다.
'구시대의 유물'이란 표현은 자신을 향해 '이적행위' 발언을 한 김 비대위원장을 겨냥한 말로 풀이된다.
결국 원전 논란에 대통령까지 참전하는 모습으로 번지면서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나온다.
갈등을 풀 답은 국회에서 한발짝만 나서면 찾을 수 있다. 바로 민생. 국민은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대통령 그리고 여야가 나서 민생을 챙겨야할 때가 아닐까.
2월 임시 국회를 시작하면서 박병석 국회의장은 "범국회 차원에서 국민의 안전과 민생 보호를 위한 조치를 신속하게 결정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이제 여야가 이에 답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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