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경남 진주시갑)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부산 북구갑) 등은 지난 18일 이런 내용을 담은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공동 발의했다. 선관위의 관리 부실로 누적된 선거 불신을 해소하는 것이 목적이다.
법안은 기존 사전투표를 폐지하는 대신 선거일 전 미리 신고를 거쳐 투표하는 '부재자투표제'를 12년 만에 부활시키고, 본투표일을 이틀로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아울러 투표소 개표를 원칙으로 규정해 투표함 전국 이송 과정에서 빚어지는 각종 사고와 보안 우려를 차단하도록 했다.
이번 법안 발의의 직접적 계기는 6·3 지방선거 본투표 당일 발생한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다. 당장 문제가 불거진 시점은 본투표 당일이다. 다만 발의자들은 선관위의 총체적 행정 역량 부족을 근본 원인으로 지목했다. 사전투표 시행과 투표함 장기 보관, 동시다발적인 전국 이송 등 복잡한 현행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선관위 역량을 넘었다고 판단했다. 행정 소요가 큰 제도를 단순화해 선관위 과부하를 막고 부실 선거 가능성을 최소화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다. 장소 제약이 없는 사전투표를 폐지하면 투표율 하락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민주당이 수용할 명분이 없어서다. 본투표를 이틀로 늘리는 방안 역시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낳는다는 평가도 있다. 최근 헌법재판소가 사전투표제에 합헌 결정을 내린 점도 제도 폐지 명분을 약화한다.
다만 일각에선 사전투표가 실제 투표율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며 본투표 연장이 현실적 대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통화에서 "사전투표는 투표의 편의를 봐주는 것이지 투표율을 그다지 높이는 제도가 아니다"면서 "통계적으로 사전투표 시행 전후를 비교하면 알 수 있다"고 했다.
신 교수는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도 사전투표와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며 "투표용지를 사전 투표율을 예측해 뽑는데 그것을 기준으로 50% 찍어서 이 사달이 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투표일을 늘리는 방식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1년 9월 독일에선 ▲연방하원 총선 ▲주의회·구의회 선거 ▲주민투표 등이 한꺼번에 치러졌다. 당시 기표소가 부족해 긴 대기 줄이 이어졌고 다른 선거구의 투표용지가 잘못 배부되거나 모자란 용지를 복사기로 찍어 나눠주는 일이 벌어졌다.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뒤에도 투표가 이어졌고 마라톤 대회로 도로가 통제되면서 투표용지 배송도 늦어졌다.
결국 일부 선거에서 무효 판단이 나왔다. 주의회·구의회 선거는 2022년 11월 베를린 주헌법재판소 결정으로 전면 무효가 돼 2023년 2월 다시 치러졌다. 연방하원 총선은 2023년 12월 연방헌법재판소 결정으로 베를린 2256개 투표구 가운데 455곳만 부분 무효가 돼 2024년 2월 재선거가 진행됐다. 다만 독일은 우편투표 등 기존 제도를 유지하되 투표용지 여유분을 늘리고 선거일 대규모 행사를 제한하는 등 보완에 무게를 뒀다.
프랑스에선 1975년 코르시카에서 잇따른 부정선거를 계기로 그해 말 우편투표를 전면 폐지했다. 이후 전국 단위 투표를 일요일 하루로 치르면서 대리투표를 보완책으로 운영하고 있다. 대리투표는 별도 신청 절차를 거친 대리인이 유권자를 대신해 표를 행사하는 방식이다.
현재 한국은 선관위의 선거 관리 부실 논란이 수년째 반복돼 시스템 보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2년 '소쿠리 투표함' 파동부터 2024년 '선관위 친인척 특혜 채용', 지난 3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까지 잇따르면서 선거 시스템이 국민적 신뢰를 잃어서다.
박대출 의원실 관계자는 "선거법상 공휴일은 하루"라면서 "금요일과 토요일에 본투표를 하면 공휴일을 하루만 해도 본투표를 2일 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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