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영 전 회장 자택 압류물품(서울시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이 세금 39억원을 체납하고도 호의호식하며 지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종교단체인 '횃불재단' 명의로 주택과 고급차를 이용하며 초호화로운 생활을 누려 종교법인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 전 회장 일가가 거주하는 고급 빌라의 명의인 '횃불재단'의 법인 설립 허가 취소 등이 가능한지 검토 중이다.


앞서 서울시 38세금징수과는 38억9000만원의 세금을 체납한 최 전 회장의 대대적인 가택 수색에도 세금 징수에는 한계가 있었다. 현금 2687만원, 고가의 미술품 등 20점의 동산 압류 조치에 그쳤다.

최 전 회장의 일가가 호화로운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종교법인인 '횃불재단' 덕분이다. 최 전 회장이 거주 중인 고급 빌라와 아들 2명이 각각 살고 있는 주택 모두 재단 명의로 무상 거주하고 있었다. 이들은 고급차 3대도 재단 명의로 리스해 사용 중이다.

주택 내 도우미도 두고 있었고, 현장 조사 과정에서 최 전 회장의 부인이 지난해 고가의 그림 87점을 35억원에 매각해 사실도 확인했다. 최 전 회장의 부인은 "손자·손녀 6명의 학자금 용도"라고 밝혔다.


최 전 회장의 명의가 아닌 법인재산의 경우 서울시가 강제 징수할 수 없다. 이에 서울시는 횃불재단의 설립 허가 취소와 고발 조치 등 검토에 들어갔다.

현재 서울시 문화정책과는 자치구와 횃불재단의 실태 조사에 나섰지만, 설립 허가 취소까지는 쉽지 않아 보인다.

서울시가 종교법인의 설립 허가를 취소하려면 Δ부정한 방법으로 설립 허가를 받았을 때 Δ법인 설립 목적의 달성이 불가능할 때 Δ정당한 사유 없이 설립 허가 받는 날로부터 1년 이내에 목적 사업을 개시하지 않았을 때 Δ정당한 사유 없이 2년 이상 사업 실적이 없을 때 등에 해당해야 한다.

최 전 회장 개인의 일탈만으로는 종교법인의 설립 허가 취소까지는 어렵다는 얘기다. 최 전 회장의 주택이 횃불재단의 '훈련원' 용도로 신고됐는데, 거주 목적으로 사용 중인 것에 대한 어떤 처분이 가능한지 선례도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제기된 사안들이 도덕적으로 문제되지만, 법적으로 종교법인의 지정 취소까지는 어려울 수 있다"며 "최 전 회장이 횃불재단의 설립 이사장이긴 하지만 현재 재단에서 맡고 있는 보직은 없어 재단과 관련성을 입증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시는 서초구와 함께 횃불재단 운영 중 의무사항을 위반한 사실이 있는지 등에 대해 실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또 법무부와 문화체육관광부에도 질의해 횃불재단 관련 처벌이 가능한지 논의해 볼 예정이다.

다른 서울시 관계자는 "종교재단과 관련해 엄격히 규율되어 있지 않고, 규제가 완화된 부분도 있어 어떻게 조치할지 여러 방면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며 "선례가 없어 검토하는 데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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