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의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한국 내에 동결된 이란의 자금을 이란이 핵합의 준수로 돌아오기 전까지는 해제할 의향이 사실상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 최근 북한과의 종전선언에 앞서 한미일 안보에 대한 자체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이르면 다음 달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선(先) 종전선언 후(後) 비핵화'는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10일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한국전을 공식적으로 끝낼 시점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먼저 무엇보다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맹국과 파트너들의 안보 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그러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노력은 물론 미국 자체의 안보 자산도 고려됐는지 분명히 해야 한다"며 "(종전선언) 그런 중대하고 극적인 것과 관련해 첫 번째 해야 할 일은 앞서 말한 이 모든 것들을 증진시킬 수 있는지 우리의 자체적 판단을 평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는 그간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 있어 정치적인 선언인 종전선언을 일종의 '입구'로 여겨왔다. 하지만 하노이 회담 결렬 후폭풍에 비핵화 대화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자 정부의 종전선언 띄우기도 주춤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다 지난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 남아있는 비극적 상황을 끝낼 때가 됐다"면서 "그 시작은 평화에 대한 서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한반도 종전선언이라고 믿는다"라며 다시 종전선언에 힘을 실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종전선언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구축 과정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다"며 "바이든 정부가 취임하게 되면 다양한 소통을 통해 우리의 구상을 미국 측에 설명하고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두 달 만에 사실상 '수용 불가' 입장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는 관측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정치 이벤트' 보단 '실질적 성과'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대북정책 재검토 과정에 있다. 북한 태도 여하에 따라 '당근과 채찍' 모두를 활용할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현재까지 구체화 된 건 없다.

바이든 대통령도 최대한 대응 카드를 숨기고 있는 모습이다. 그는 최근 공개된 '잠정 국가안보전략 지침'에서 북한 문제를 언급한 바 있지만 취임 후 육성으로 북한 문제를 거론한 적은 없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미 간 모종의 '기싸움'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북한 역시 전통적으로 강력하게 반발해 왔던 한미연합훈련이 최근 실시됐지만 관련해 현재까지 어떠한 반응도 보이질 않고 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이 과거에 종전선언을 원했을 때는 '전쟁이 끝났는데 주한미군은 철수해야 한다', '한미연합연습도 폐지해야 한다'는 논리로 악용하기 위한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게 일각의 분석"이라고 말했다.

문 센터장은 "블링컨 장관은 오바마 행정부 때부터 북한을 실무에서 겪어본 대북 전문가"라며 "종전선언 관련 이번 발언은 한국 정책에 반대하기 위한 게 아닌, 대북 전문가로서 원칙적인 입장을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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