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에서 고3 학생들이 70대 할머니가 건넨 휴대전화를 보고 보이스피싱으로 의심해 할머니를 도와 사기 피해를 막았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고3 남학생들이 70대 할머니의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를 막아 미담이 되고 있다. 
12일 뉴시스 단독보도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에 사는 A씨(74)는 전날 타지에 사는 딸의 전화번호로 "엄마, 나 핸드폰이 고장났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딸은 뒤이어 A씨의 주민등록증 앞·뒤면 사진과 신용카드 사진을 요구했다.

노령인 A씨는 계속 오는 문자메시지 내용을 알아보기 힘들어 전날 오후 1시쯤 성북구 삼선동 주민센터를 찾았다. A씨는 청소년증을 신청하기 위해 주민센터에 있던 신정빈(18·경동고)·박정호(18·용문고)군에게 문자메시지를 읽어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딸 번호로 제 주민등록증과 신용카드 앞 뒤 사진을 찍어달라고 해서 찍어 보냈는데 카카오톡으로 보내지 말고 문자로 보내달라고 하더라"라며 "문자를 읽고 뭘 보내는 게 익숙하지 않아 동사무소로 갔는데 학생들이 있어 도와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친구 사이인 두 학생은 문자메시지를 읽다가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 A씨의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내용이 있었던 것이다.

이상하다고 생각한 신군이 A씨의 이전 문자메시지 내역까지 살펴봤고 앞서 주민등록증 사진과 신용카드 사진 등을 요구한 내용을 보고 보이스피싱임을 확신했다.


박군은 자신이 휴대전화로 할머니의 딸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휴대전화는 꺼져있었다. 신군과 박군은 A씨에게 보이스피싱이 의심된다며 경찰서로 갈 것을 제안했다.

박군은 "혹시 할머니 따님이 진짜 휴대전화를 분실하셨나 생각했는데 가장 처음 왔던 문자에 '웹(Web)발신' 표시가 있더라"라며 "보이스피싱 일당이 단체 문자메시지를 보냈을 수 있겠구나 싶어서 할머니께 경찰서로 가는 게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신군과 박군은 A씨를 서울 성북경찰서까지 직접 안내했고 가는 길에 A씨의 신용카드회사에 전화를 걸어 비밀번호를 바꾸는 과정도 도왔다.

A씨는 "학생들이 바쁜데도 경찰서에 데려다주고 불안하다며 밑에서 일 볼 때까지 기다려주더라"라며 "정말 착한 학생들이다. 고맙다"고 말했다. 박군과 신군은 "할머니가 돈을 잃지 않으셔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보이스피싱과 스미싱 등 전자금융사기 피해신고는 경찰청, 금융감독원(민원상담) 혹은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금융감독원 보이스피싱 지킴이 웹사이트 등에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