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단일화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5일 '비전발표회'에 참석한다.
양측에 따르면 오·안 후보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더플러스스튜디오에서 열리는 '비전발표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앞서 양측 실무협상단은 전날(14일) 출입기자단에 공지문을 보내 "양 후보 합의사항인 비전발표회를 15일 오후 3시 우선 실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비전발표회는 10분 이내로 서울시정에 대한 비전을 발표한 뒤 기자단의 질문을 약 30분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서로에게 질문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같은 자리에서 의견을 밝히는 만큼 비전발표회는 두 후보의 사실상 첫 토론회 성격이 될 전망이다.
당초 비전발표회는 전날 열릴 예정이었지만 안 후보 측이 오 후보 측의 일방적인 공지라고 반발하면서 하루 연기됐다. 단일화 실무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과 맞물린 결과였다.
비전발표회 개최와 함께 양측 협상단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단일화 실무협상을 재개할 계획이다.
우여곡절 속에 실무협상을 재개하고 비전발표회를 진행하기로 합의했지만 19일 단일후보 선출 시한까지 갈 길은 험난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선 양측은 실무협상과 관련해 단계적 타결(국민의힘)과 일괄타결(국민의당) 여부를 두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당 조직세가 강한 오 후보와 국민의힘은 TV토론과 여론조사 방식 등을 하나씩 단계적으로 합의하면서 최대한 오 후보가 노출될 시간을 갖겠다는 입장이지만, 본선 경쟁력을 앞세운 안 후보와 국민의당은 조속한 일괄 타결로 우위를 지켜가겠다는 복안이다.
무엇보다 협상의 최대 쟁점인 '여론조사 문항'을 두고 양측의 샅바싸움은 치열할 것이란 예상이다. 여론조사 설문과 관련해 오 후보는 후보 적합도를, 안 후보는 후보 경쟁력을 물어야 한다고 각각 주장하고 있다.
실무 협상이 답보상태에 머물자 김무성 전 국민의힘 의원과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 등 원로들이 직접 나서 신속한 단일화를 촉구했다.
두 사람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 물밑에서 단일화를 위한 노력을 했고 단일화를 해달라는 국민 염원을 전달하고자 한다"며 "그래도 협상이 지지부진하다면 두 후보를 초청해서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했다.
원로들의 중재에도 양측도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양측의 신경전은 협상 타결까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오·안 후보가 직접 나서 설전을 주고받았다.
안 후보는 전날(14일)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을 "무결점 필승 후보"라고 강조하면서 "어떤 경우에도 이길 수 있고 전 정권이나 시정에 대해 추궁당할 것이 없고 야권의 지지층을 확대해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저 안철수를 서울시장 후보로 선택해달라"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이번 선거의 키는 결국 중간지대의 유권자"라며 "이길 가능성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확장성 측면에서 확실하게 이겨야 하는 후보를 단일 후보로 선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특히 "단일화는 통합의 첫걸음이다. 단일화 후보 자체가 2번 후보"라며 "2번, 4번이 아닌 둘을 합하여 더 큰 2번, 더 큰 야당을 만들어내는 것이 단일화의 목적이고 취지다. 저는 단일화에 대한 국민의 염원과 지지를, 선거 후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포함하는 더 큰 2번으로 만들어 국민의 기대에 보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오 후보는 같은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오세훈이 바로 야권 대통합은 물론 서울시장 보궐선거, 그리고 대선 승리를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라며 "서울시민의 힘을, 국민의 힘을 오세훈에게 모아 달라"고 적었다.
오 후보는 "국민의힘에 실망해 떠난 분들이 기대를 가지고 오세훈에게 돌아오고 있다"며 "거대여당인 민주당의 횡포에 분노하면서도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 마음을 열지 않던 분들도 지지를 보내주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오세훈의 진정성의 힘"이라고 안 후보의 주장을 반박했다.
오 후보는 나아가 "야권 분열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도 대통령 선거도 이길 수가 없다. 그것은 곧 문재인 정권의 연장을 의미한다"면서 "늘 야권 분열의 중심에 서 있었고, 앞으로도 분열을 잉태할 후보로의 단일화는 내년 대선에서도 분열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안 후보를 직격했다.
양측의 신경전이 격화하면서 정치권 일각에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야권 주자들에 대한 지지도가 모두 상승함에 따라 양측이 후보 단일화 협상이 끝내 실패할 경우 '3자 대결'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과거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안 후보의 단일화 사례에서 보듯, 양측간 감정싸움이 극에 달해 단일화를 하더라도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지 못한다면 오히려 단일화를 하지 않는 게 낫다는 판단도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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