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외국인 노동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 의무화 행정명령을 철회하고 '고위험 사업장에 대한 검사 권고'로 수위를 낮췄다. 서울시 행정명령을 두고 '인권침해', '인종차별' 등의 논란이 커지면서 정부까지 공식적으로 철회를 요구하고 나서자 해당 조치를 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외국인 노동자 진단검사 명령에 대한 철회를 요청함에 따라 지난 17일 발령된 진단검사 의무화 행정명령을 '고위험 사업장에 대한 검사 권고'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서울시가 17일 발령한 외국인 노동자 진단검사 행정명령에 대해 철회하고 조속히 개선할 것을 요청했다"며 "코로나19 방역조치와 관련해 내⋅외국인에 대한 차별적 요소나 인권적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지난 17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외국인 근로자의 진단검사를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31일까지 2주 동안 시행한다고 공표했다. 행정명령을 어기면 2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거나 코로나19 감염 발생 시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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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없는 한국 거주 외국인도 검사… "인종 차별" 거센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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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이날 오전까지도 최근 3개월 동안 발생한 서울 확진자 중 외국인 비율이 6.3%로 증가하고 있어 검사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송은철 서울시 감염병관리과장은 이날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동두천, 남양주를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중심으로 100명 이상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등 서울에서도 확산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차별이라기보다 개인 건강과 집단 안전성 확보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행정명령에 따르면 외국인 노동자는 등록 및 미등록 여부를 불문하고 의무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2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내야했다. 행정명령을 위반해 확진자가 나오면 방역 비용 등에 대한 구상권도 청구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정치권, 의료계 안팎에서 이어진 인종 차별 및 인권 논란이 철회 결정을 이끌어 낸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한국에서 같이 거주하던 외국인도 증상 여부와 상관없이 검사를 받아야 하는 건 차별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임시선별검사소에 검사자가 쏠리면서 접촉도가 높아 오히려 위험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사이먼 스미스 주한영국대사 역시 서울시를 비롯한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검사 의무화 조치에 불만을 나타냈다.
스미스 대사는 전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 검사 의무화 조치가 불공정하고 과하며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절차에 대한 정보가 투명하고 신속하게 제공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도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을 이틀 앞두고 19일 낸 성명에서 '외국인 노동자 진단검사' 조치를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이주민을 배제하거나 분리하는 정책은 사회 통합 및 연대, 신뢰의 기반을 흔들고 인종에 기반한 혐오범죄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차별적인 관념과 태도가 생산되지 않도록 특별히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예방수칙, '의무'이자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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