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1) 나연준 기자 = 흥국생명의 주장 김연경이 마지막이 될 수 도 있다는 생각에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동료들의 활약에 감사를 표했다.
흥국생명은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도드람 V리그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3차전 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3-0(25-12 25-14 25-18)으로 완승했다.
김연경은 오른손 엄지 손가락 부상으로 손에 붕대를 감고 경기에 출전했다. 붕대 투혼 속에 그는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3득점을 퍼부어 팀 승리를 이끌었다.
김연경의 활약에 흥국생명은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기업은행을 제압했다. 김연경은 2008-09시즌 이후 12시즌 만에 V리그 챔피언 자리를 노릴 수 있게 됐다.
김연경은 경기 후 "많은 일이 있었는데 이를 이겨내고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갔다는 게 감동적인 것 같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준 것에 대해 모든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흥국생명은 압도적인 우승 후보라는 평가 속에 시즌에 돌입했다. 하지만 시즌 중반 '학폭' 논란으로 이재영-이다영 쌍둥이가 전력에서 이탈했고 팀도 정규리그 우승에 실패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탈락 위기까지 몰리기도 했고 자칫하면 이날 경기가 김연경의 V리그 고별전이 될 수도 있었다.
김연경은 "(오늘) 지면 앞으로 경기가 없으니까 (고별전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시즌을 마무리하는 경기가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부담이 없었다. 재미있게 경기를 치렀고 좋게 마무리되어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플레이오프 시작 전에 선수들과 얘기하면서 '끝까지 간다'는 슬로건을 정했다. 이제 부담은 GS칼텍스가 느낄 것이다. 우리는 도전자 입장으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연경의 리더십은 이날 경기에서도 빛났다. 부상으로 힘겨운 상황이었지만 동료들의 좋은 플레이가 나오면 앞장서서 격려해줬다. 어린 선수들을 안아주면서 격려하는 장면도 여러 차례 나왔다.
김연경은 "(경기를 할수록) 경기력이 올라가고 있는 게 느껴진다.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잘 수행해줄 때는 많이 뿌듯하고 대견하기도 하다"며 동료들의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외국인 선수 브루나의 활약도 좋았다. 기대 이하의 플레이로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브루나는 이날 14득점을 올리면서 김연경의 부담을 덜어줬다.
김연경은 "브루나가 경기 전부터 의지가 남달랐다. 경고 카드를 받을 정도로 라자레바를 상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며 "싸우지는 말고 배구로 보여달라고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잘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흥국생명은 라이벌 GS칼텍스와 우승을 다투게 됐다. 컵대회 결승에서 패하고 정규리그 우승 경쟁에서도 밀렸던 상대이기에 흥국생명은 반드시 설욕하겠다는 각오다.
김연경은 "GS칼텍스는 한 명의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고 윙 공격수가 좋은 팀이다. 기동력도 좋고 수비도 좋은 팀인데 어떻게 해야 상대를 무너트릴 수 있을지 연구해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연경이 마지막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던 2008-09시즌에서의 상대도 GS칼텍스였다. 당시에는 흥국생명이 3승1패로 GS칼텍스를 제압, 우승을 차지했다.
김연경은 "12년 전이 잘 기억은 안 나는데 그때보다는 부담감이 덜한 것 같다"며 "챔피언결정전이 기대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얼마나 더 좋은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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