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터 시티 공격수 제이미 바디(뒤쪽)와 켈레치 이헤아나초. 레스터 시티는 공격진과 수비진의 고른 활약을 앞세워 현재 프리미어리그 3위에 올라있다. /사진=로이터
잉글랜드 프로축구 레스터 시티가 다시 한번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 도전장을 내민다. 지난 시즌의 악몽같았던 막판 역전 허용의 아픔을 딛고 그토록 원하던 '꿈의 무대'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레스터는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가장 불행한 팀 중 하나였다. 시즌 내내 호성적과 함께 3~4위 자리를 지키며 UCL 출전이 코 앞까지 다가온 것처럼 보였다.

잘 나가던 레스터는 뒷심 부족에 발목을 잡혔다. 레스터는 시즌 종료를 불과 2경기만 남겨둔 상황에서 승점 62점으로 4위를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하반기 무패 행진을 이어가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게 결국 자리를 뺏겼다. 레스터는 37라운드에 5위로 내려앉은 뒤 최종전에서 바로 그 맨유에게 패하며 끝내 4위 탈환에 실패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시즌 EPL 판도는 레스터가 4위에 들지 못했던 지난 시즌과 거의 유사하다. 레스터는 29경기를 치른 현재 17승무7패 승점 56점으로 리그 3위에 올라 있다. 개막 이후 수많은 팀들이 상위권을 거쳤지만 레스터만큼은 꾸준히 2~4위 사이를 오갔다.

브렌든 로저스 감독 체제가 완전히 자리 잡은 듯한 모습이다. 단단한 중앙에서 버틴 뒤 측면을 중심으로 빠른 템포의 역습을 시도하는 패턴이다. 33세에도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는 제이미 바디를 중심으로 하비 반스, 제임스 메디슨, 켈레치 이헤아나초 등 젊은 선수들이 빠른 속공을 펼친다. 이를 바탕으로 레스터는 현재 리그 최다 득점 3위(53득점), 최소 실점 공동 5위(32실점)의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제임스 메디슨(왼쪽)과 하비 반즈로 대표되는 레스터 시티 젊은 선수들의 활약은 이번 시즌 높은 순위를 유지하는 원동력이 됐다. /사진=로이터
레스터에게는 이번 시즌이 UCL 복귀를 위한 절호의 기회다. 일단 '빅6'로 대표되는 EPL 강팀들의 판이 완전히 깨졌다.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각각 1·2위에 올라있을 뿐 나머지 구단들은 4위권을 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리버풀(승점 46점, 7위)과 아스널(승점 42점, 9위)은 아예 UCL 진출권 경쟁에서 한발 더 멀어졌다. 강호들이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틈바구니에서 현재의 경기력만 유지한다면 충분히 UCL 자력 진출이 가능하다.

반대로 또다시 리그 종료를 앞두고 순위 경쟁에서 밀린다면 구단 입장에서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안정권에 자리 잡고 있기는 하지만 6위 토트넘(승점 48점)과 격차가 3경기 차 안에 들어와 있는 등 완전히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선수단 운용도 마찬가지다 메디슨과 반스, 히카르도 페레이라, 제임스 저스틴 등 주전급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만약 바디까지 쓰러진다면 리그 후반부 도약에 심각한 걸림돌이 된다.


레스터에게는 이번 시즌 결과가 UCL 진출은 물론 '진짜 강팀'으로 올라설 수 있는지 여부도 판가름할 중요한 잣대가 된다. 로저스 감독 이하 모든 선수단이 집중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려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