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경찰이 지난해 12월 발생한 테슬라 모델X 화재 및 차주 사망 사고는 운전자 과실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경찰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사고 원인을 둘러싼 의문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분위기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당시 사고와 관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와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을 종합 검토한 결과 운전자의 조작미숙이 원인이라고 판단했다"며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사고는 지난해 12월 9일 서울 용산구 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진입하던 테슬라 모델X가 주차장 벽면과 부딪쳐 차량에 불이 나면서 발생했다. 화재로 조수석에 타고 있던 차주 윤모씨(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당시 60)가 사망했고 차를 운전하던 대리기사 최모(60)씨는 병원으로 이송됐다.
원인 분석을 의뢰받은 국과수는 "사고 당시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고 충돌 10초 전부터 가속되기 시작했다"며 "특히 충돌 4초 전부터는 가속페달이 최대치로 작동해 충돌 당시 차량 속도가 시속 95㎞에 이르렀다"는 조사 결과를 지난달 19일 경찰에 통보했다.
그러나 사고 발생 경위를 둘러싼 의문은 가시지 않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직선 거리가 짧은 지하 주차장에서 100㎞에 육박하는 순간시속을 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내연기관차의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시간)이 6~7초 정도인 반면 최근 나온 전기차는 3.5초에 불과하다"며 "사고 차량이면 그 정도 순간시속을 내는 게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도 "디젤 차량도 10초가 채 안되는 시간에 시속 80~90㎞가 나온 사고가 있었다"며 "전기자동차는 가속이 더 빨리 붙어 짧은 거리에서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순간시속보다 테슬라 대리기사가 일반 차량과 다른 전기차 제동 방식을 숙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박 교수는 "차주가 '이 차량은 가속 페달을 떼면 자동으로 감속된다'고 미리 설명했더라도 대리기사가 당황한 상태였으면 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해 밟았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국과수가 사고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을 두고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과수는 사고기록장치(EDR) 대신 텔레매틱스 운행정보 검사로 차량의 속도를 파악했다. EDR이 사고 충격과 화재로 심하게 부식·손상돼 분석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철완 교수는 "가속이나 브레이크 작동 등의 데이터를 기록하는 EDR은 차량 생산 단계에서 일체형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개조나 변조가 어려운 반면 텔레매틱스는 GPS를 통해 속도의 변화를 측정하기 때문에 가속 페달을 실제 밟았는지의 직접적 증거로 삼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텔레매틱스 검사 자료가 EDR 자료보다 신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번 경찰 발표는 운전자의 잘못을 입증하기에 다소미흡하다"며 "경찰이 설득력 있고 객관적인 정보를 공개해야 의혹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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