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이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길 건너에 서울시 신청사가 보인다. 2021.3.25/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당선인은 8일 본인이 만든 서울시 신청사에 10년 만에 첫발을 딛는다.
서울시 신청사는 오 당선인에게 의미가 남다르다. 서울시장 재임 시절 '서울의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며 설계를 5번이나 변경했지만 완공을 1년 남겨놓고 시장직을 내려놔야 했다.

서울시 신청사는 전체 면적 9만788㎡(약 2만7463평)로 사업비만 약 3000억원이 들었다. 2005년 4월 건립 추진계획을 수립한 뒤 2012년 완공까지 7년이 넘게 걸렸다.


신청사 건립은 서울시의 숙원 사업이었다. 기존 청사가 업무공간이 부족했던 탓에 역대 시장들도 시청 이전이나 신축을 꾸준히 검토해왔다.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도 서울시 신청사가 쟁점이었다. 당시 강금실 열린우리당 후보는 신청사를 용산으로 이전하고 기존 부지는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2006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당선된 오 당선인은 신청사를 서울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오 당선인의 신청사 계획은 문화재위원회 문턱을 좀처럼 넘지 못했다.

문화재보호법상 문화재 인근에 건물을 증축할 때는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서울시 청사는 덕수궁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문화재위원회는 서울시의 신청사 설계안을 3번이나 퇴짜 놨다. 서울시는 항아리형, 태극 모양 등을 내놨지만 덕수궁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4번째 바뀐 디자인이 심의위원회를 통과했지만 서울의 랜드마크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오 당선인은 신청사 디자인을 다시 원점에서 재검토했다.

지금의 서울시 신청사는 디자인이 5번 변경된 후 최종 선정된 모습이다. 잦은 디자인 변경으로 공사 일정이 늦어지면서 시간과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서울시가 계획했던 역대 신청사 디자인들(서울시 제공).© 뉴스1

신청사는 오 당선인이 시장에 당선되고 2년이 지난 2008년5월에야 첫 삽을 떴다.
공사 과정도 순조롭지 않았다. 서울시 옛 청사의 보존 문제를 둘러싸고 문화재위원회와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문화재위원회는 옛 청사 원형을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서울시는 붕괴 위험이 크다며 보수 후 복원을 주장했다. 문화재위원회가 옛 청사를 '사적'으로 가지정해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현재 옛 청사는 서울도서관으로 재단장됐다.

임기 내내 문화재위원회와 갈등을 빚던 오 시장은 결국 신청사 완공을 보기 전인 2011년 친환경 무상급식 투표로 서울시장직에서 물러났다.

신청사는 그 후로도 1년이 지난 2012년 8월 공사를 끝내고 같은 해 9월 입주를 시작했다. 오 당선인이 시장직에서 물러난 지 1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완공 후에도 신청사를 둘러싼 논란은 이어졌다.

박원순 전 시장은 재임 당시 신청사가 디자인에 신경을 쓰느라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불만을 표했다. 주변에 꼭 이사를 가야 하느냐는 말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한옥 처마를 형상화한 지붕 디자인을 놓고 명물인지 흉물인지 의견도 분분했다.

건축 전문가들이 뽑은 최악의 현대건축물이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한편에서는 성냥갑 건축에서 벗어난 파격적 디자인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신청사는 전면이 유리벽이지만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이용률 28.3%로 에너지 효율 1등급을 받았다.

오 당선인은 8일부터 서울시 신청사에서 근무를 시작한다. 시장직을 내려놓은 지 9년7개월 만이고 신청사가 완공된 지 8년7개월 만이다.

한 서울시 공무원은 "오 당선인이 덕수궁 앞에서 유세할 때 길 건너 신청사를 보며 만감이 교차했을 것 같다"며 "자신이 설계를 다 해놓고 정작 한 번도 들어가 보지 못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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