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김진만)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한국해운조합 여수지부 운항관리자 A(51)·B(61)씨에 대한 원심을 깨고 각각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들은 2014년 1~5월 사이 관할 여객선 터미널에서 출항 전 점검 보고서를 각 171·173차례 허위로 작성해 한국해운조합의 운항 관리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운항관리자는 여객선 입출항 시 질서 유지, 승선 정원 초과·과적 여부·화물차 고박상태 확인 등 여객선의 안전 확보를 위해 철저히 지도·감독을 해야 한다. 안전상 긴급 조치가 필요할 경우엔 선장에게 출항 정지를 명하고 해경에 보고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은 출항 전 선장이 쓴 점검 보고서 기재 내용이 사실인지 현장에서 확인하지 않고 보고서에 서명한 것으로 조사됐다. 선장이 출항 직전 또는 직후 무선통신기기로 알려준 승선 인원 등을 보고서에 직접 적기도 했다. 과적 화물 하선 명령과 안전점검도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A·B씨의 허위 보고서로 해운조합의 운항 관리 업무가 방해될 위험이 발생했다. A·B씨는 그러한 위험을 불확정적이나마 인식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위계로 해운조합 업무를 방해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A·B씨는 출항 전 안전점검을 하지 않거나 선장의 보고 내용만 믿는 등 여객선의 안전 운항에 직결되는 주요 점검 사항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만연히 여객선을 출항시킨 횟수가 많다. 여객선 운항의 안전 확보라는 공익에 위험을 발생시켰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A·B씨의 범행으로 실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점, 여객선 안전 관리 업무에 대한 책임을 운항관리자들에게만 전적으로 묻기 어려운 점, 혼자 입·출항하는 모든 선박을 관리하는 A·B씨의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해 이 사건이 발생한 측면도 있다고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1심 재판장은 "여객선 안전 운항 관리 업무는 해운조합의 업무라고 인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운항관리자인 A·B씨의 업무에 해당한다"며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었다. 해운조합 운영 기준상 운항관리자의 기술적인 직무 수행은 독립적으로 판단·결정해야 하는 점, 공공적 지위에 있는 운항관리자는 해운조합이 아닌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지도·감독을 받을 필요성이 있는 점 등을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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