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1) 김도용 기자 = 프로야구 NC다이노스의 강동연(29)이 KBO리그 무대에서 첫 선발승을 거두기까지 2883일이 걸렸다. 감격적인 승리에는 강동연의 절실한 마음이 있었다.
강동연은 1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경기에서 5이닝 동안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 4-2 승리를 이끌며 이날의 승리투수가 됐다.
이로써 강동연은 지난 2013년 5월 22일 프로 데뷔전(잠실 넥센전)을 치른 뒤 2883일 만에 데뷔 첫 선발승을 기록했다.
지난 2011년 두산 베어스에 육성선수로 입단한 강동연은 2년 뒤 구원 투수로 등판, 프로무대에 첫 선을 보였다. 강동연은 당시 2이닝 동안 1실점을 기록했지만 더 이상 기회는 없었다. 1년 3개월 뒤인 2014년 8월에 다시 한 번 구원 등판(1이닝)했을 뿐, 2015년에도 1군 출전 기록이 없었다.
두산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3차례 한국시리즈에 우승했지만, 강동연의 자리는 없었다. 해당 기간에 상무 시절을 제외하고 강동연이 두산 소속으로 24경기에 출전한 것이 전부였다.
결국 강동연은 2019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NC로 이적했다. NC 이적 첫해 강동연은 22경기에 출전했지만 모두 중간 계투였다. 그에게 선발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올해 한국 나이로 30세가 된 강동연은 이를 악물었다. 강동연은 "그동안 프로생활을 하면서 스스로 한계를 정했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는 스스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메이저리그를 보면 나이가 들어도 잘하는 선수가 많다. 이들을 보면서 생각을 바꿨고 운동량도 늘렸다"고 말했다.
그리고 강동연은 지난 1월 제주도에서 진행된 저연차·저연봉 대상 트레이닝 캠프에 NC 소속 선수로 혼자 참가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강동연은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년차는 오래됐지만 그동안 보여준 것이 없었다. 오늘 선발 등판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런 강동연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NC의 선발 자원인 구창모와 웨스 파슨스가 부상으로, 이재학 등이 부진하자 이동욱 감독은 강동연에게 프로 첫 선발 기회를 줬다.
이 감독은 SSG와의 경기에 강동연을 선발로 내세우면서 "스프링캠프 때부터 좋았다. 지난 7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롱 릴리프로 나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기대했다.
강동연은 기대에 보답했다. 강타자들이 즐비한 SSG 타선을 상대로 5이닝 동안 단 2실점만 내줬다. 메이저리그 출신 추신수와 2번 상대해 헛스윙 삼진, 2루수 땅볼 아웃을 시켰다. 시즌 초반 좋은 타격감을 자랑했던 최정과 최주환 등도 그 앞에서 침묵했다.
강동연의 호투에 동료들도 힘을 보탰다. 나성범은 1회초 첫 공격에서 투런 홈런을 치며 강동연의 부담을 덜어줬다. 2-2로 팽팽하던 6회에는 대타로 나선 전민수가 적시타를 때렸고, 8회에는 애런 알테어가 솔로 홈런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 후 강동연은 "프로 데뷔 후 미리 준비해서 마운드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일 동안 이날만을 준비했는데 너무 떨렸다"며 "경기를 앞두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5회말 동점을 내줘 아쉬웠지만 타자들이 득점을 뽑아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창원에 돌아가면 동료들에게 피자를 쏠 생각"이라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그의 프로 첫 선발승에 이동욱 감독도 기뻐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직접 공에 승리 날짜와 더불어 '이제 시작이다'라는 문구를 써서 강동연에게 선물했다. 더불어 이동욱 감독은 "강동연에게 5이닝 투구수 80개 정도를 기대했는데 포수 김태군과 좋은 호흡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그의 데뷔 첫 선발승을 축하한다"고 기뻐했다.
기자 회견 내내 이동욱 감독이 건넨 공을 쥐고 있던 이동욱은 "선발승을 거두려고 야구를 한 것 같다"고 웃은 뒤 "기쁘다. 앞으로 더 많은 선발 승리를 거뒀으면 좋겠다. 감독님 말씀처럼 이제 시작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또한 강동연은 "그동안 내가 있던 두산과 NC는 강팀이었다. 그러나 나는 단 한번도 팀이 정상에 오를 때 함께하지 못했다. 늘 엔트리에서 제외돼 집에서 동료들의 우승을 기뻐하는 모습을 지켜봤다"면서 "올해는 "동료들과 함께 우승을 하는 것이 내 바람"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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