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15일 "국내 제약사가 해외에서 승인된 코로나19 백신 국내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전문가들은 모더나 또는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 백신 중 하나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노바백스 백신은 지난 2월 2000만명분을 확보한 상태로 국내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하면 이중계약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당 백신은 아직 해외에서 승인도 받지 않은 상황이다.
AZ·얀센·노바백스를 제외하면 남는 것은 모더나와 스푸트니크V 뿐이다. 모더나는 아직 생산 공장이 많지 않아 생산 기지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스푸트니크V 백신은 지난 2월 초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랜싯'에 코로나19 예방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임상 3상 결과가 실려 주목받았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오는 8월부터 국내에서 위탁 생산될 코로나19 백신은 스푸트니크V 백신이 아니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6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어제 당국이 발표한 내용은 스푸트니크V와 관계된 사항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정부가 스푸트니크V 백신 도입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은 AZ와 얀센처럼 접종 후 혈전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러시아 백신 도입을 검토하긴 해야겠지만 아데노 바이러스 항원을 전달체로 이용해 혈전 문제에서 자유롭기 힘들다"며 "스푸트니크V 백신은 아데노 바이러스를 2개(26번, 5번) 사용해 혈전이 생길 위험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이 추가 위탁 생산되면 국내 백신 수급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겠으나 빠른 시간 내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각국이 백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고 더 센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할 확률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3분기 백신 부족 현상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모든 가능한 대안을 검토해 백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러시아 백신도 대규모 접종 후 나타나는 부작용이 얼마나 있는지 검증되면 도입 여부를 조속히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미국이 백신 헤게모니를 쥐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가능한 모든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최대한 빨리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