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이 19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4.1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검사 정원미달에도 일단 수사팀을 출범시킨 가운데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 '김학의 사건' 관련 핵심 피의자들이 공수처의 수사와 기소 권한을 거듭 주장하고 나섰다. 공수처 출범 초기라 이 같은 전례도, 판단을 구할 기준도 없어 혼란만 가중되는 형국이다.
대형 사건의 핵심 피의자들이 공개적으로 검찰이 아닌 공수처의 수사와 기소 권한을 언급하는 최근 상황은 공수처 위상을 오히려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 또한 앞으로 대형 사건의 검찰 이첩 때마다 공수처 수사대상인 고위공직자들이 공수처 수사를 주장하고 나설 우려도 제기된다. 이 경우 수사지연을 노린 전략으로 악용될 소지도 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의 피의자인 이규원 검사는 공수처장의 재이첩 요청을 무시한 검찰의 기소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이 검사 측 대리인은 전날(19일) "공수처장의 재이첩 요청을 무시한 채 전격 기소한 검찰의 공권력 행사 등에 대해 헌재에 헌법소원 심판 청구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수원지검이 지난달 3일 이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했지만 공수처는 지난달 12일 수사 인력 미비 등으로 수원지검에 재이첩했다. 공수처는 이에 대해 공소권은 행사하겠다며 '수사 완료 후 송치'를 요구해 검찰과 갈등을 빚었다.

이를 두고 다음달 7일부터 재판을 받게 되는 이 검사가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해 시간 끌기에 나선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사건 본질과는 별개로, 기소 권한이 어디에 있느냐에 대한 법적 논쟁을 제기하며 쟁점을 분산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공수처장의 관용차로 '에스코트 조사'를 받아 논란이 된 이 지검장 역시 지난 18일 변호인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공수처가 수사해야 한다는 뜻을 거듭 피력했다.

이처럼 현직 검사인 피의자들이 한목소리로 '공수처'를 외치는 배경에 공수처의 수사 역량 부족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헌법소원을 내든 뭘 하든 이규원 검사 자유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재판절차가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등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이렇게 유난스럽게 처신하는 것은 이례적이고, 특히 공수처를 자꾸 끌고 들어가는 것도 공수처를 만만하게 보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난감해진 공수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작 '최후의 만찬'을 거론하며 역량 부족 지적을 반박했다.

검사가 정원(23명, 처·차장 제외)의 절반 가량인 13명만 임명돼 수사력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김진욱 공수처장은 "(검사) 13명이면 충분하다"면서 자신감을 피력했다. 전날 취재진과 만난 김 처장은 '13명'이라는 숫자에 착안, "(최후의 만찬) 13명이 세상을 바꿨다"면서 "공수처도 13명이다. 13명이면 충분할 수도 있다"고 했다.

소수 인력으로도 수사에는 문제가 없다고 공언했지만 법조계에서는 여전히 공수처의 수사력에 대한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한편 공수처가 전날 최종합격자를 발표한 수사관 역시 정원 30명보다 10명 적은 20명에 그쳤다. 대신 경정 이하 경찰관 15명이 공수처에 파견돼 수사관 부족 문제를 메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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