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재난 시기에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해 일하는 '필수 업무 종사자'에 대한 보호·지원이 앞으론 미리 수립된 계획에 따라 빠르고 체계적으로 이뤄지게 됐다.
고용노동부는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필수업무 지정 및 종사자 보호·지원에 관한 법률'(필수업무 보호법) 제정안 등 8개 소관 법률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먼저 필수업무 보호법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 국민의 생명·신체 보호, 사회 기능 유지에 필요한 업무를 필수업무라고 규정했다.
필수업무 종사자는 이 같은 필수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해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으로 정의됐다.
그간 재난 시기 필수업무 종사자에 대한 보호는 정부 임의로, 필요성이 제기된 이후에야 추진된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법 제정에 따라 재난 발생 시 고용노동부 장관은 필수업무와 그 종사자 범위를 지정하고, 보호·지원 방안, 재원 조달 등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또 이를 심의하기 위한 '필수업무 지정 및 종사자 지원위원회'를 고용부에 설치하고, 위원회 심의를 거쳐 상황에 맞는 지원 계획을 수립, 시행할 수 있게 했다.
재난이 종료됐을 때 고용부 장관은 지원 계획의 이행 결과를 평가한다. 그 결과는 자치단체, 공공·민간단체 등의 포상과 정부 업무평가 등에 반영할 수 있다.
평상시에는 재난유형에 따른 필수업무 현황과 종사자 근무환경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재난에 대비하도록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번 법 제정으로 재난 발생 시 사회 안정을 위한 필수업무 종사자 보호·지원이 한층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본회의에서 의결된 개정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은 임신 중 육아휴직을 도입했다. 시행일은 공포 후 6개월이다.
임신 중 육아휴직은 유·사산 위험이 있는 임신 중 여성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임신기에도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육아휴직 총 기간(1년) 범위 내에서 사용이 가능하며, 임신 중 사용한 육아휴직은 분할 횟수에서 차감하지 않는다.
개정 남녀고용평등법은 고용상 성차별 등을 겪은 피해 근로자가 노동위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시정 절차를 신설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노동위에서 고용상 성차별이 인정된 경우, 차별적 행위의 중지, 취업규칙?단체협약 등의 근로조건 개선, 적절한 배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시정명령이 가능해진다.
시정명령을 미이행한 경우, 1억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채용 시 '모든 근로자'에 대한 미혼·신체 조건 등의 제시도 금지했다. 이 규정은 그간 여성에게만 적용했는데, 앞으로는 남성 근로자에게도 불합리한 차별을 해선 안 된다.
한편 본회의에서는 계약기간이 만료된 근로자 등에 대한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근거를 신설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근로 계약이 끝나거나 정년이 도래하는 등 복직이 불가한 상태에 놓인 근로자에 대해 노동위는 부당해고 등을 인정하면서 구제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 구제명령은 근로자가 해고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했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 또는 원상 회복에 준하는 금품(해고가 아닌 경우)을 사업주가 지급하게 하는 명령이다.
노동위의 구제명령을 실천하지 않으면 이행 강제금이 부과된다. 개정법은 이행 강제금 한도를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높였다.
'임금 명세서' 교부 의무도 도입했다.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임금을 줄 때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적은 명세서를 서면 또는 전자문서로 교부하도록 한 내용이다.
명세서 교부로 근로자가 임금 세부 항목 등을 알 수 있게 되므로, 임금 체불과 관련한 노사 갈등이나 분쟁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날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은 지자체의 산재 예방 활동에 근거를 마련했으며, 도급인에게 혼재 작업 확인·조정 의무를 부여하고, 건설공사 발주자의 산재 예방 조치 의무를 강화하는 등 각종 산재 방지 활동을 확대했다.
이 외에도 내년부터는 개정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산재 노동자의 직장 복귀가 쉬워질 전망이다.
개정법은 장해나 장기간 요양 등으로 복직하기 어려운 산재노동자에 대해 사업주가 직장복귀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근로복지공단이나 의료기관이 이 계획서에 따른 복귀를 지원하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이 같은 '산재보험 직장복귀 지원제도' 신설로 인해 직장 복귀가 늦어졌던 산재 노동자들의 복직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