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김규빈 기자 = 기소 이후 1년4개월여 만에 열린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 첫 정식 재판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이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부정선거 종합판"이라고 지적하며 향후 재판에서 피고인들의 혐의 입증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3부(부장판사 장용범 마성영 김상연) 심리로 대법정에서 열린 송철호 울산시장 등 15명에 대한 첫 공판에서 "경찰과 정부 부처 등 국가의 일방적 지원을 받은 송철호 시장이 당선됐지만 이젠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을 때"라며 이같이 밝혔다.
검찰은 "송철호 울산시장 캠프의 잘못된 선거운동 때문에 피고인들이 이 법정에 이르게 됐다"며 "상대방 후보의 표적수사, 출마포기 종용, 내부 자료 유출까지 부정선거 종합판"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건 정식 재판이 열린 건 지난해 1월 기소 이후 1년4개월여 만이다. 기록 열람·등사 문제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공판준비기일만 6차례 열리며 공전을 거듭했지만 지난 3월 준비절차가 마무리됐다.
이날 검찰은 준비해 온 프레젠테이션(PPT)을 통해 공소사실을 밝히며 2018년 6·13지방선거 당시 벌어졌던 송 시장의 선거캠프와 청와대의 불법 의혹을 상세히 설명했다.
검찰은 청와대 관계자 등이 송 시장 당선을 위해 공약 수립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거나 경쟁자였던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 첩보를 작성해 울산경찰청에 전달해 수사에 나서게 하는 등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월 송 시장과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을 비롯해 청와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과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인 한병도 전 정무수석,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 등 13명을 기소했다.
이후 검찰은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송병기 전 부시장, 울산시 과장급 공무원 윤모씨 등 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추가 기소된 사건은 기존에 심리 중이던 백 전 비서관 등 13명의 공판에 병합됐다.
공판기일에는 출석의무가 있는 만큼 이날 공판에는 송철호 시장 등 피고인 15명이 모두 출석해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송철호 시장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송철호 시장 측 변호인은 "황운하 당시 울산경찰청장과 만나 식사한 적은 있지만 김기현 전 시장에 대한 수사를 청탁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경쟁자였던 김 전 시장의 핵심공약인 '산재모병원' 건립 관련 예비타당성 조사발표 시기를 청와대 관계자들과 논의해 조정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이진석(전 사회정책비서관)·장환석(전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과 만난 적은 있지만 검찰의 주장과 관련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공직선거법상 공소시효인 6개월을 넘긴 상태에서 이뤄진 검찰의 기소 자체가 문제"라며 "실제 재판이 안 되는데 심리를 계속하는 건 인권 보호 관점에서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송병기 전 부시장 측 변호인은 "김기현에 대한 네거티브 계획을 수립하지 않았고 황운하에게 수사 청탁을 한 적 없다"며 "송철호와 황운하가 나눈 대화 내용도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황운하 의원은 직접 발언에 나서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검찰이 주장하는 공소사실은 하나도 인정할 수 없다"며 "당시 수사는 첩보와 고발에 따른 지극히 정상적인 토착비리 수사였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전 시장에 대한 첩보를 경찰에 하달해 수사가 진행되도록 한 혐의를 받는 백원우 전 비서관 측 변호인은 "작성된 첩보 보고서를 박형철(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에 전달한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민정비서관으로서 적법한 업무를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출직 공무원에 대한 특별감사 목적이 아닌 여론 수렴과 민심동향 파악 차원에서 공직비리 동향을 파악하는 반부패비서관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들은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공소장 일본주의에 위배된다는 취지로 항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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