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시민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을 살펴보고 있다. 2021.5.3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총장 취임 후 '서울중앙지검장에 한동훈을 임명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단호히 거절했다"며 "솔직히 어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31일 출간된 자신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의 마지막 챕터(8장) '검찰 쿠데타의 소용돌이' 말미에 "한동훈 검사의 경력이나 나이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며 "더 중요하게는 서울중앙지검장의 최측근으로 임명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조 전 장관은 "만에 하나라도 윤석열 총장이 대통령이 된다면 한동훈은 당시 가지 못했던 자리 또는 그 이상의 자리로 가게 되리라"고 썼다. 이 대목은 책의 가장 말미에 서술돼 있다.


윤석열 전 총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한동훈 검사장은 서울중앙지검장에 오르지 못했지만, 총장 직속 참모인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 발탁됐다. 전임자보다 네 기수가 낮아진 파격인사였다.

'한동훈 서울중앙지검장 임명 요청'은 지난해 11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언급했던 내용이기도 하다. 다만 이에 대해 조 전 장관이 직접 "사실"이라고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조 전 장관은 "최강욱 대표가 공개했으니 내가 언급하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조 전 장관은 "현재 윤석열의 행보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비판이 제기되는데 당시 민정수석으로서 포괄적 책임을 느낀다"고도 했다.


조 전 장관은 자신이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검찰총장으로 '밀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그는 "민정수석은 인사권을 갖고 있지 않고, 인사권자(대통령)의 권한 행사를 위한 자료를 준비해 보고할 뿐이므로 '조국이 윤석열을 밀었다'는 표현 자체가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총장 후보자의 경우 법무부 산하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의 복수 추천에 기초해 법무부장관이 대통령께 제청을 하는데, 이때 민정수석실은 후보자를 검증해 보고서를 올린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윤 전 총장을 직접 추천할 수 없었다는 구조란 것이다.

다만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 19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임명은 청와대 안팎에서 이견이 없었으나, 검찰총장으로 승진시키는 것에는 반대의견이 상당했다고 썼다.

조 전 장관은 "당시 촛불혁명의 대의에 부응하는 영웅으로 인식된 윤석열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승진하는 것에는 이견이 없었다"며 "그러나 검찰총장으로 임명하는 데 대해선 청와대 안팎에서 의견이 확연히 나뉘었다"고 했다.

이어 "당시 더불어민주당 법사위원과 법률가 출신 국회의원 대다수, 문재인 대선 캠프 법률지원단 소속 법률가들 다수는 강한 우려를 제기했다"고 했다. 당시 반대한 이들이 사용한 표현으로 "무차별적이고 무자비한 수사의 대가", "뼛속까지 검찰주의자", "특수부 지상주의자" "정치적 야심이 있다" 등이라고 전했다.

부정적 평가가 여권에서 상당했다는 뜻이다. 실제 '검찰총장 윤석열'을 향한 이 같은 우려는 당시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조 전 장관도 '윤석열 검찰총장 지명'엔 반대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 카드를 찬성하는 쪽은 윤석열 개인을 신뢰했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과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이 이뤄질 것이므로 윤석열의 문제점이 상쇄될 수 있다고 믿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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