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이 유력해 보였던 박찬욱 감독의 신작 '헤어질 결심'이 기한 문제로 칸 영화제 출품을 포기한 가운데, 제74회 칸 국제영화제(이하 칸 영화제) 공식 초청작이 지난 3일(현지시간) 발표됐다. 올해 칸 영화제의 초청을 받은 우리나라 영화는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과 홍상수 감독의 '당신 얼굴 앞에서'다. 칸 영화제 폐막식에서 상을 받는 경쟁 부문 진출은 아니지만, 올해도 세계 최대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를 선보이게 됐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지난 3일 오후 6시(한국시각) 열린 제74회 칸 영화제 공식 초청작 발표 기자회견에서 홍상수 감독의 '당신 얼굴 앞에서'는 칸 프리미어,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은 비경쟁 부문의 공식 초청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칸 프리미어는 올해 새롭게 개설된 섹션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감독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 섹션에는 홍 감독의 '당신 얼굴 앞에서'와 더불어 아르노 데스플레생 감독의 '디셉션(DECEPTION), 마티유 아말릭 감독의 '홀드 미 타이트'(HOLD ME TIGHT),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의 '카우(COW), 샤를로뜨 갱스부르 감독의 'JANE PAR CHARLOTTE', 에바 허슨 감독의 '마더링 선데이'(MOTHERING SUNDAY), 올리버 스톤 감독의 'JFK REVISITED: THROUGH THE LOOKING GLASS' 등이 포함됐다.
'당신 얼굴 앞에서'는 홍상수 감독의 스물 여섯번째 장편 영화로 배우 이혜영이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됐다. 이 영화는 홍 감독의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 각본상 수상작 '인트로덕션'보다 앞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칸 영화제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다.
홍상수 감독은 우리나라 감독 중 가장 자주, 많이 칸 영화제에 초청된 감독이다. 그는 초기작인 '강원도의 힘'(1998) '오! 수정'(2000)으로 그해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각각 초청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2004, 경쟁부문), '극장전'(2005, 경쟁부문), '잘 알지도 못하면서'(2008, 감독주간), '하하하'(2010, 주목할만한시선 대상 수상), '북촌방향'(2011, 주목할만한시선), '다른 나라에서'(2012, 경쟁부문), '클레어의 카메라'(2017, 특별상영), '그 후'(2017, 경쟁부문)까지 영화를 통해 통상 10번 초청을 받았으며, 올해 '당신 얼굴 앞에서'를 포함하면 11번째로 칸의 부름을 받았다. 박찬욱, 봉준호 감독 등이 칸 영화제에서 굵직한 상을 수상하며 '칸의 총아'라 불릴만한 업적을 남겼지만, 초청 횟수만을 본다면 홍상수 감독이 단연 칸 영화제가 가장 사랑한 한국 감독임을 확인할 수 있다.
'비상선언'의 비경쟁 부문 초청도 괄목할만하다. 비경쟁 부문은 경쟁 부문처럼 칸 영화제의 주요 공식 섹션 중 하나다. 여기 초청된 작품들은 경쟁 부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칸 영화제를 대표하는 극장인 뤼미에르 극장에서 상영된다.
2010년대 후반 들어 칸 영화제 주요 부문에 초청을 받은 한국 영화 감독들은 대체로 두 부류로 나뉘었다. 한국 영화 부흥기를 이끌었던 박찬욱, 봉준호, 이창동, 홍상수 등 작가주의 감독들과 연상호 감독('부산행'), 정병길 감독('악녀'), 변성현 감독('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윤종빈 감독('공작') 이원태 감독('악인전') 등 만듦새 좋은 상업 영화들을 만든 신진 감독들이었다. 전자가 경쟁 부문 초청을 받았다면 후자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에 주로 초청을 받았다. 그 가운데 나홍진 감독의 '곡성'(2016)에 이어 5년 만에 비경쟁 부문에 초청을 받은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은 작가주의 감독들의 작품들과 신진 감독들 사이를 이을 만한 무게감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재난 상황에 직면해 무조건적인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를 두고 벌어지는 리얼리티 항공 재난 영화.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등 화려한 멀티 캐스팅으로 주목을 받았다. '비상선언'으로 생애 처음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게 된 한재림 감독은 '우아한 세계'(2007) '관상'(2013) '더킹'(2016) 등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신뢰를 받고 있는 감독이다. 그가 한국을 대표할만한 배우들과 협업한 '비상선언'이 칸 영화제에서는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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