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3국 순방을 위해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정 장관은 이날부터 25일까지 이어지는 순방을 통해 각국 외교장관과 대통령·총리 등 정부 고위 인사들과 만나 보건·방역, 경제회복, 주요 지역현안에 관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2021.6.2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다음주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개발장관 회의에 정의용 외교부 장관 대신 최종문 2차관이 대신 참석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등 미일 외교장관이 참석하는 회의에 정 장관이 불참하게된 이유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G20 외교·개발장관 회의에 최 차관의 참석 사실을 알리며 "오는 29일 외교장관 회의, 외교·개발장관 합동회의, 개발장관 회의 등에 참석한다"며 "다자주의와 식량안보, 개발 지원 등에 대해 논의하고 30일에는 인도적 지원 장관급 행사에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이 불참하는 배경에 대해서는 "회의의 주된 안건이 개발협력과 관련한 이슈인 점 그리고 과거 우리나라의 참여 전례 등을 감안해 이번에 우리의 참석 수준을 최 차관이 참석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G20 장관급 다자회의에 우리 정부에서 장관이 아닌 차관이 대신 참석한 선례가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지난 2018년 아르헨티나 G20 외교장관 회의 때 2차관이 참석했다.

지난 2017년 함부르크, 2019년 일본에서 열린 G20 외교장관 회의에는 당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참석했다. 또한 화상으로 열린 지난해 회의에도 강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밀 대응에 국제사회와 한목소리를 낸 바 있다.

이번 회의에는 블링컨 국무장관, 모테기 외무상 뿐만 아니라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에서 외교 수장들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4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중국 측 인사의 G20 참석 여부는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말고 다른 인사가 대참하거나, 왕 위원이 참석하더라도 일부 세션에 화상으로 참석하는 방식도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G20 외교장관회의에서 정 장관이 활약하는 모습을 기대했던 정부로선 아쉽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급'을 중시하는 냉혹한 외교무대에서 우리 정부의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된 것이다.

특히 정부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에서 '정의용표 국제 여론전'이 무산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북한이 김여정·리선권 담화로 미국과의 대화를 거부한 상황에서 정 장관의 불참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라며 "그 중에서도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적절한 기회이자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얼어붙은 한일관계를 감안할 때, 모테기 외무상과 조우 또는 양자 회담을 노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도 있다.

물론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영국에서 열린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일본 측의 '소극적'인 태도로 한일 정상회담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우리보다 일본 측에 '귀책사유'가 많은 상황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외교가 일각에선 정 장관의 G20 불참을 두고 미중패권 경쟁 구도를 의식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G7과 달리 중국이 참석하는 G20 무대에서 미중 간 신경전 상황이 전개될 때, 양측으로부터의 압박을 의식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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