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모두 국회의원 경험이 없다. /사진=뉴스1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인사들이 여야 각 당에서 대권주자로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이어 최근 부상한 최재형 감사원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까지 모두 국회의원 '0선'이다. 이는 기성 정치권을 불신하고 기존 정치를 혁신하고자 하는 국민들의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과거 국회의원 경력은 대권주자로 발돋움하기 위한 필수 과정으로 여겨졌다. 김영삼 전 대통령부터 현 문재인 대통령까지 사실상 민주 정부가 들어선 이후 국회의원 경험 없이 대통령에 당선된 경우는 없었다.

주요 정치적 의제가 국회를 중심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각종 의사결정에 참여하거나 이해관계가 다른 각 당 의원들을 상대하는 의정활동은 대통령직을 수행하기 위한 필수 요소로 고려돼 왔다.

하지만 야권의 대권주자로 꼽히는 윤석열·최재형·김동연 세 명은 공직자 출신으로 선출직 경험이 없다.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 지사는 성남시장을 거쳐 경기도지사까지 선출직 공직자로 활동하고 있지만 국회의원 경험은 없다.


쇄신에 대한 국민적 열망 강해… 남은 관문도 만만치 않아
최근 야권의 대권주자로 꼽히고 있는 최재형 감사원장(왼쪽)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은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없다. /사진=뉴스1
이들은 국회의원 경력 없이도 국민들에게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1~22일 만 18세 이상 20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표본오차 ±2.2%포인트) 결과를 보면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에서 윤 전 총장은 32.3%로 1위를 차지했다. 이 지사는 22.8%로 2위를 기록했다. 최 원장은 3.6%의 지지를 받았는데 전체 6위이자 야권 주자 중 3위를 기록했다.

김 전 부총리는 JTBC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19~20일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표본오차 ±3.1%)에서 3.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35.4%로 야권 주자 중 1위를 기록했고 최 감사원장은 6.0%로 유승민 전 의원(14.4%)·홍준표 국민의힘 의원(11.2%)·안철수 국민의당 대표(6.5%)의 뒤를 이었다.

'0선 대권주자'들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직업 정치인'보다 지지율이 높은 것은 기존 정치권을 쇄신하고자 하는 국민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 정부에 대한 실망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 역시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기존 친문 세력의 대안 인물로 부각되는 면이 있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을 통해 "국회의원을 한 사람들은 제대로 된 후보군에 명함도 못 내미는 것은 비정상 아니냐"고 말했다.


다만 '0선 대권주자'들의 향후 정치 행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지사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비이재명계 의원들의 견제를 만난 상황이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이 경선연기를 주장하면서 이 지사를 압박하고 있는 형국이다.

야권의 세 인사도 조직과 자금 등을 갖춘 기존 정당에 입당하는 문제가 남아있다. 만약 입당할 경우 정치권과 거리를 두며 얻었던 지지율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국회의원 경험이 있는 기존 정당 정치인들과의 경쟁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으로 이들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현실정치에 들어서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며 "경선 과정에서 당심을 잡아야 하고 정치경력이 높은 이들과 직접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