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2021년 상반기는 드라마들에 있어 유독 다사다난했다. 연예계 전반에서 불거진 학교 폭력 논란으로 주연배우가 교체된 드라마들이 있는가 하면, 역사 왜곡 논란으로 방송 단 2회 만에 조기 종영한 '조선구마사'의 사례까지 등장했다.
◇ 학교폭력 논란 태풍 몰아친 드라마들
지난 2월15일 처음 방송된 KBS 2TV '달이 뜨는 강'은 6회가 방송된 후 주연 배우인 지수의 학교폭력 논란이 불거지면서 위기를 겪어야 했다. 지난 3월 초 지수의 학교 폭력 의혹이 불거졌고, 지수가 이를 인정하고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달이 뜨는 강'에서 하차를 하게 된 것. 당시 '달이 뜨는 강'은 이미 촬영이 마무리되는 시기였지만, 제작사 빅토리콘텐츠는 주연 자리에 나인우를 다시 캐스팅하고 지수의 분량을 모두 재촬영해야만 했다. 또한 이미 방송됐던 1회~6회 분량 역시 재촬영했다.
이에 지난 4월 빅토리콘텐츠 측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당시 지수의 소속사였던 키이스트를 상대로 제작사 손해액의 일부를 청구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지수는 지난 5월 키이스트와의 전속계약이 종료된 상황. 하지만 전속계약 해지 당시 키이스트 측은 "현재 진행 중인 '달이 뜨는 강' 관련 소송에 대해서는 끝까지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KBS 2TV '디어엠'도 주연 배우 박혜수의 학교 폭력 의혹이 불거지면서 구설에 올랐다. 당초 2월26일 처음 방송될 예정이었던 '디어엠'은 방송을 6일 앞둔 시점인 2월2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박혜수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방송 편성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에 당초 '디어엠'의 후속으로 제작됐던 '이미테이션'이 5월 편성을 확정하고 먼저 전파를 타게 됐다.
다만 박혜수의 학교 폭력 논란과 관련해 박혜수의 소속사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 측은 학교 폭력 주장이 허위사실이라며 고소장을 제출한 상황이다. KBS는 현재 '디어엠'의 편성 여부에 대해서도 박혜수의 학교 폭력 의혹이 객관적인 정황으로 밝혀지기까지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는 전언이다.
SBS '모범택시'는 그룹 내 따돌림 의혹으로 배역을 교체한 사례다. 지난 2월 에이프릴의 전 멤버인 이현주가 팀 멤버들로부터 왕따를 당해 탈퇴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에이프릴의 멤버 이나은은 '모범택시'에서 하차했다. 해당 배역은 표예진으로 교체됐고, 이나은의 촬영 분량을 모두 재촬영해야만 했다.
에이프릴 내 따돌림 의혹은 현재도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에이프릴의 소속사 DSP미디어 측과 에이프릴 멤버들은 그룹 내 따돌림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현주 측은 이에 반박하는 입장을 계속해서 제기하고 있다.
◇ 역사 왜곡 논란이 불러온 사상 초유의 조기 종영 사태
지난 3월22일 처음 방송된 SBS '조선구마사'가 방송 2회 만에 폐지가 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극 중 태종(감우성 분)이 죽은 아버지 이성계의 환영을 보고 광기에 빠져 백성들을 학살하고, 명나라와 국경이 맞닿은 의주 지역에서 중국식 음식들을 대접한 장면들이 역사 왜곡 지적을 받으면서 거센 반발이 이어진 결과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도 '조선구마사'의 즉각 방영 중지를 요청하는 청원이 등장했고, '조선구마사'에 협찬, 제작 지원, 광고를 편성한 기업에 대한 보이콧도 이어졌다. 결국 대다수 기업은 제작 지원을 철회했고, SBS는 "방송사와 제작사의 경제적 손실과 편성 공백 등이 우려되지만, SBS는 지상파 방송사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방송 취소를 결정했다"라고 밝히며 단 2회 만에 드라마를 폐지했다.
이후 감우성, 박성훈, 이유비, 장동윤 등 주연 배우들이 나서서 사과문을 발표하는가 하면 연출을 맡은 신경수 PD와 극본을 쓴 박계옥 작가도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방송이 시작되지도 않은 JTBC '설강화 : snowdrop'(이하 '설강화)까지 역사 왜곡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3월 '설강화'의 시놉시스 일부가 유출된 후 일부 누리꾼들은 해당 시놉시스에서 남자 주인공이 운동권인 척하는 간첩으로 설정된 점, 다른 남자 주인공이 안기부 팀장이지만 정의롭고 대쪽같은 인물로 묘사된 점 등을 지적하며 역사 왜곡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하고 나선 것.
이에 JTBC 측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현재의 논란은 유출된 미완성 시놉시스와 캐릭터 소개 글 일부의 조합으로 구성된 단편적인 정보에서 비롯됐고, 파편화된 정보에 의혹이 더해져 사실이 아닌 내용이 사실로 포장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설강화'의 내용 중 일부까지 공개하면서 전혀 논란이 될 부분이 없다고 설명했다.
◇ 드라마 내 인종차별 논란
지난 11일 방송된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3'에서는 로건 리(박은석 분)의 쌍둥이 형 알렉스 리(박은석 분)이 등장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해당 장면에서 알렉스 리는 레게머리에 파격적인 문신 스타일 등을 선보였다. 이후 일부 누리꾼들은 알렉스 리의 외양이 문화적인 존중 없이 흑인들의 외모를 따라 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에 해당 배역을 연기했던 박은석이 직접 해명에 나섰다. 박은석은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렉스' 캐릭터가 아프리카계 미국인 커뮤니티에 해를 끼치거나 조롱하거나, 무례하게 하거나, 낙담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라며 "캐릭터의 외모를 보고 화낸 사람들에게 사과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것은 조롱보다 문화에 대한 찬미였지만, 이제는 그 접근법이 잘못됐다는 걸 알았다"라며 "소수자인 저 자신도 더 잘 알았어야 했는데 스스로 인지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알렉스의 외모는 의도적으로 조롱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SBS 드라마 '라켓소년단'도 특정 국가에 대한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4일 방송된 5회에서 극 중 배드민턴 유망주 한세윤(이재인 분)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배드민턴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모습이 그려진 장면에서, 인도네시아가 한국 국가대표팀을 의도적으로 차별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 또한 한세윤에게 인도네시아 선수가 경기에서 패배하자 인도네시아 선수 팬들이 야유를 보내는 장면이 담겼다.
방송 후 부 인도네시아 시청자들은 이러한 내용이 인종차별에 해당한다며 항의를 했고, '라켓소년단'의 제작진은 17일 "특정 국가나 선수를 경멸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 시청자들을 불쾌하게 한 장면에 대해 사과드린다"라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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