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이 3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21.6.3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박재우 기자 = 수미 테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담당 선임연구원은 30일 현재 한반도 정세를 평가하며 "북한은 베이징 동계 올림픽(2022년 2월) 때까지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리 연구원은 이날 서울 중구 신라호텔 라운지에서 뉴스1과 만나 "북한은 미국이 크게 양보할 것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에 좀 더 버텨보고 지켜 본다는 입장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계 미국인 테리 연구원은 전 미 중앙정보국(CIA) 한반도 분석관 출신으로 미국 내 대표적인 북한·한반도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번 30~7월 1일 열리는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방문했다.


최근 논란이 된 문재인 대통령 타임지 인터뷰에 한반도 전문가로서 현재 상황을 날카롭게 분석해 국내 언론에 많이 인용되기도 했다.

현재 조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해 대북정책 검토를 마치고 새 대북정책을 수립했지만 북미 간 교착 국면은 상당히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테리 연구원은 현 정세에 대해 "북한은 미국이 제재완화와 같은 중요한 제스처를 먼저 취하지 않는다면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면서 "반면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 제재 해제는 없다고 말하고 있어 교착 상황이 길어질지도 모른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은 현재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접촉을 시작하는 것도 두렵고 이미 도쿄 올림픽 불참, 월드컵 예선 포기 등을 선언했기 때문에 좀 더 두고 볼 것"이라며 "베이징 올림픽 시기가 되면 화해 제스처를 취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도 있다. 그 시기가 되면 미국을 조급하게 만들고 한국의 대선 시기와도 겹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테리 연구원과 진행한 인터뷰 일문 일답

수미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이 3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21.6.3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미국과 북한은 서로 공은 상대방 코트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한반도 정세를 어떻게 평가하고 예상하는가?
지금 북한은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제2차 정상회담 이후 회담에 복귀할 준비가 안 돼 있다. 김정은은 이러한 굴욕적인 사건이 있었다는 것을 잘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후회하고 있다. 그래서 북한은 미국이 제재완화와 같은 중요한 제스처를 먼저 취하지 않는다면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그전까지 대화 테이블로 돌아오는 것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운 대북정책이 실용적이고 대담하다고 밝혔지만 김정은 입장에선 제재완화 없는 대북정책은 대담하지도 않고 이전과 다르지 않다. 지금 대화에 나서야 크게 달라질 것 없단 판단을 하는 것 같다.

내부적으론 식량부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등 지금 방금 닥쳐 있는 상황들이 많다. 그래서 좀 더 기다려보고 시간을 끌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 크게 양보할 것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에 좀 더 버텨보겠다는 것. 아무래도 현재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접촉을 시작하는 것도 두렵고 이미 도쿄 올림픽 불참, 월드컵 예선 포기 등을 선언했기 때문에 좀 더 두고 본다는 입장인 것 같다.

오히려 미국을 더 조급하게 만들고 아마 도발을 할지 안 할지 모르겠지만 베이징 올림픽 시기에 화해 제스처를 취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도 있다. 그때가 남한의 대선 1개월 전이기도 해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도 하기 때문에 나온다면 그때가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미국 정부가 북한과 대화를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운 대북정책은 대담하고 실용적이라지만 인센티브는 제공하지 않을 것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바이든 대통령 모두 대북 제재를 해제하지 않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대화에 나오겠는가. 바이든 행정부가 제재 완화는 없다고 계속 말하고 있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회담은 소득이 없을 것이다.

-일부 한국 전문가들은 남북 경협,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 또는 취소 등을 대북 인센티브로 거론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제재가 미국이 가진 유일한 지렛대이기 때문에 대화를 이끌기 위해 성급하게 제재를 완화해줄 수 없다. 본격적인 협상에서 레버리지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제재를 미리 포기할 필요가 없다.

대화에 나오는 것이 최종목표가 아니다. 북미 간 대화가 시작된다면 긴 협상이 될 것이다. 성급한 제재 완화 조치를 취한다는 것은 우리가 일찍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과 실질적인 거래를 하기 위한 지렛대로 대북제재 말고는 다른 것이 없다.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선 이미 코로나19로 인해 축소된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반응에 민감해하고 있어 큰 규모로는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미 입장에선 준비태세를 위해선 연합훈련은 중요하다.

이달 초 정치국 회의를 진행하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출처=조선중앙TV 영상) © 뉴스1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백신을 제공해 유인책을 검토했다고 주장했는데 그 내용이 흥미롭다. 향후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바이든 행정부는 인센티브로서 대북제재 해제는 없다는 것 같다. 그렇지만 인도주의적인 관점에서 무언가를 할 수 있는데 코로나19 백신 제공이 논의될 수 있다고 본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고려하고 있는 일 중 하나이고 이는 제재 위반에서도 벗어난다. 다만 백신을 주는 것이 김정은의 계산을 바꾸기에 충분한지 모르겠다. 대화에 나오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 잘 모르겠다.

-오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국가 안보에 위기를 조성하는 '중대사건'이 발생했다"면서 간부들을 질책했다. 사실상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북한에 나왔다는 것을 인정했늗네 이를 어떻게 봤는가? 국제사회에서 백신을 받기 위해 포석을 두는 것일까?

북한이 백신을 공급받고 싶기 때문이라는 말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김정은은 현재 코로나19에 대해 편집증적인 우려를 갖고 있다. 특히 코백스로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북한으로 오기로 되어 있던 백신 170만 도스 공급이 연기되면서 불안해하고 있을 것.

북한 사람들이 우리에게 확인된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다고 계속 말한다면 백신 공급의 최우선 순위가 아니게 된다. 이 때문에 코로나19가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설득력이 있게 된다. 정확한 것은 알 순 없지만 이러한 의도에서 이 발언이 나온 것인지 아니면 북한의 상황이 정말 나쁜 것인지 둘 중 하나일 것.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타임지 인터뷰에서 전문가로서 멘트를 했는데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이 문제에 대한 진정한 해결책은 없다. 30년 넘게 이런 식이었다'고 발언했는데 남북미에게 북핵문제 해결에 있어 어떤 방향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만들 쉬운 해결책은 없다. 따라서 지금으로선 위협 요소를 줄이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단기적으론 북한과의 협상은 실패할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지금 30년 동안 양자협상, 다자협상 등 많은 것을 시도해왔지만 그래왔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론 북한 내부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북한 내부에 정보가 자유롭고 북한의 정보가 자유롭게 외부로 나올 수 있다면 아마 50년 뒤에는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으로선 북한의 위협을 관리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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