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서혜림 기자 = 진보와 보수 진영의 유력 대권주자들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대선 링에 오르면서 대선을 8개월여 앞두고 '용의 전쟁'이 막을 올렸다. 다음 5년 대한민국을 이끌 지도자를 선택하기 위한 유권자들의 매서운 검증도 시작돼, 대권주자들의 도덕성과 정책능력, 리더십을 꼼꼼히 뜯어보기 시작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전날(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내년 3월9일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그 이틀 전인 지난달 29일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4개월여간의 잠행을 깨고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이로써 진보·보수 양 진영의 대선후보 적합도 1위를 달리는 유력 주자들이 모두 링 위로 올라섰다.
진보 진영에서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당내 이 지사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현 의원)는 오는 5일 출마 선언이 예정돼 있다. 당 예비경선에 이름을 올린 후보만 9명에 달한다.
보수 진영은 잠룡들이 더 많은 상황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만이 출마를 선언한 상태고, 홍준표 의원과 김태호 의원,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출마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여기에 2일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연설로 유명한 초선의 윤희숙 의원이 공식 출마 선언을 한다. 당밖에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김동연 전 부총리가 있는데, 최 전 원장은 이달 중순쯤 출마 선언이 유력하단 관측이다.
양 진영의 절대적 강자로 평가받는 이 지사와 윤 전 총장, 이들을 넘어서 진짜 용이 되려는 각 진영의 이무기들, 또 전체 후보군의 대결이 얽히면서 국민의 시선이 후보들의 행보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윤 전 총장의 'X파일' 의혹에 관심이 집중되는 양상인데,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언론 인터뷰에서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나선 것이 오히려 기폭제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여당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김씨의 해명을 두고 '실기'라는 평가가 잇따랐다. 실체가 없는 'X파일'에 대한 대응에 나서면서 전국민이 '쥴리'를 알게 됐다는 것이다. 홍준표 의원은 TBS라디오에 나와 "본인 입으로 물꼬를 텄으니 그 진위에 대해서 국민들이 집요하게 검증을 할 것이다"며 "치명적 실수였다"라고 평가했다.
윤 전 총장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인데 만에 하나 김씨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나거나 장모와 관련한 의혹 등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이 지사는 정면 돌파를 택했다. 그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과거 친형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는 과정에서 불거진 집안 갈등과 관련해 "제가 가족(형수)에게 폭언한 것은 사실"이라며 "지금 다시 그 시절로 되돌아간다면 안 그러려고 노력하겠지만 솔직히 어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사생활 논란이 거의 드러난 만큼 윤 전 총장보다는 안전하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비슷한 의혹이 또다시 터져 나올 경우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정책면에서는 부동산과 일자리, 성장, 청년 등 문제에 있어 후보들이 어떻게 능력을 펼칠지가 관건이다. 보수진영의 '성장' 화두를 이 지사가, 진보진영의 '공정' 화두를 윤 전 총장이 들고나온 점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전체 후보군 중에서는 행정경험이 풍부한 진보 진영이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평가다. 이 지사는 2010년 성남시장부터 현재 도지사까지 11년을 행정가로 일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전남도지사와 국무총리를, 6선 의원 출신인 정 전 총리는 국무총리와 국회의장을 지냈다.
반면 보수진영에서는 경남지사를 지낸 홍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만이 풍부한 행정 경험을 갖췄다. 27년여간을 검사로만 일한 윤 전 총장이 상대적으로 약한 부분이다.
국민의힘 주자들이 윤 전 총장의 이 부분을 집중 파고들 것이란 예상인데, 윤 전 총장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충분히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며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에게 친근한 모습을 전달하기 위한 노력도 치열하다. 법조인 출신인 이 지사와 윤 전 총장, 홍 의원, 추 전 장관 등이 카리스마형이라면, 이 전 대표, 정 전 총리, 최 전 원장 등은 온화한 리더십으로 통한다.
카리스마형 후보들은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생애 처음으로 SNS '페이스북'을 개설한 윤 전 총장은 반려견을 안고 있는 사진을 올리거나, '그 석열이형 맞다', '주량은 소주 1~2병' 등의 글을 올리며 소탈한 모습을 강조한다.
출마선언 당일 표정이 어둡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손수 웃는 사진을 여러 장 올리며 "알고 보면 웃음 많은 사람입니다~"라고 적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고령인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젊은이들의 SNS 문화를 따라 하거나 게임을 하며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미지 변신에 소극적인 홍 의원조차도 관리 모드로 들어갔다. 홍 의원은 국민의힘 초선들과 만남에서 부드러운 이미지 관리를 요구받자 "이제 집사람과 둘이 살면서 설거지도 하고 밥도 짓고 한다"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정치평론가는 "윤 전 총장의 아내가 해명에 나섰기 때문에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될 것이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이라며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이 양강 체계를 구축했지만 절대적인 존재는 아니기에 의혹 제기와 검증 등이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