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일일 확진자 수가 연 이틀 12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정부가 방역 상황을 안정적으로 통제하지 못해 송구하다며 국민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백신 접종 속도가 빠르지 않고 쓸 수 있는 카드가 방역 외에 없는 당국은 또 다시 국민의 '단합된 멈춤'을 당부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8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1년 6개월을 인내하면서 거리두기와 방역에 참여해 주신 국민들께 또다시 방역 강화를 요청드려 대단히 송구하다"면서도 "서울·경기 등 수도권 급증으로 시작된 지금의 유행을 빠르게 꺾고 사회 전체적인 희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우리 국민의 단합된 멈춤이 간절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수학적 모델링 결과에 따르면 7월말 환자는 현 수준이 유지되는 경우 하루 1400명에 도달한다"면서 "상황 악화 시에는 2140명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밝혔다. 국민의 방역 협조가 없이는 2000명이 훌쩍 넘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현 추세라면 확진자는 8월 전 평균 1400명, 두달 뒤 일평균 최대 2000명의 확진자로 나타날 수 있다. 주말효과가 반영된 평균 수치로, 주중에는 더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현 상황은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에서도 4단계에 해당할 심각한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정부도 전문가도 이 상황이 계속되면 순식간에 일일 확진자가 2000명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본 것이다.
전문가들은 규제를 풀어주는 듯했다가 다시 조이는 정부 정책에 방역 피로감이 극에 달한 국민들이 얼마나 호응할지가 이번 방역 성패의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최원석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규제를 풀었다가 다시 확진자가 높아져 다시 강화하는 패턴이 반복되어왔다"면서 "방역과 경제의 균형점을 찾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우리나라 경우는 영국이나 다른 서구 국가들보다 마스크 쓰기 같은 방역 조치 수용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정책에 잘 호응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런 만큼 국민 피로감도 더 크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7일 정례브리핑에서 "6월 말 고령층 1300만 명 이상에 대한 1차 접종이 완료되는 시기를 선택해 새 거리두기 체계로 개편해 일상 회복에 방점을 찍고자 했다. 하지만 메시지 전달이 잘 안됐다"고 밝혔다.
길병원 감염내과의 엄중식 교수는 정부의 완화 시도가 어쩔 수 없었던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높은 방역 수준을 유지하면 경제적 사회적 손실과 피로도가 높아져서 일정 정도 정부가 이를 낮춰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확진자수가 감소했다고, 또는 예방접종만 믿고 방역 수준을 내리는 것은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엄 교수는 "새로운 기술과 조치를 마련하고, 백신 접종을 어느 정도 해놓아 거리두기를 완화해도 확진자가 증가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 높은 다음 완화하거나 완화 신호를 보냈어야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엄교수는 "방역이 강화되어도 바로 확진자 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7월말까지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국민들은 또다시 상당히 고통을 겪겠지만 결국 이번 유행을 잠재울 정도의 국민적 협조는 이뤄지리라 본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