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정부가 오는 12일부터 2주간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한다. 지난 9일 0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감염 사례가 폭증하면서 나온 처방이다.
정부는 아직 수도권이 3단계 수준이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지자체와 선제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 또한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이번 4단계 시행이 적절했다는 판단이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장관)은 지난 9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청장년층, 소규모 모임 등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되는 이번 유행 특성상 상당기간 유행 확산이 지속될 위험이 있다"며 "수도권 전 지역에서 모임과 이동 등 사회적 접촉 자체를 줄이는 조치가 필요해 4단계 상향 조치를 선제적으로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12~25일 2주간 사실상 일과시간 후 외출금지
새로운 거리두기 4단계에서 집합금지 대상은 클럽·나이트, 헌팅포차, 감성주점이 적용되지만, 정부는 감염 확산방지를 위해 유흥시설 전체에 대해 집합금지를 확대하기로 했다. 유흥시설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다중이용시설은 밤 10시까지 운영 가능하다. 사실상 '4단계+α'다.
이번 조치로 수도권은 12일 0시부터 25일 밤 12시까지 2주간 4단계가 적용된다. 다만 정부는 인천의 경우 강화·옹진군은 새로운 거리두기 2단계를 적용하기로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서 사적모임은 오후 6시 이전에는 4인까지, 그 이후에는 2인까지만 허용된다. 사실상 일과시간 이후 외출금지의 의미다.
직계가족 등의 모임 제한 예외도 인정되지 않으며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인원 제한 등의 인센티브 적용도 제외됐다. 또한 결혼식·장례식 등 참석 인원이 엄격해지고 학교와 종교행사 등도 비대면으로 전환된다.
권덕철 1차장은 "국민 여러분은 가급적 사적 모임은 자제하고, 퇴근 후 바로 귀가하는 등 외출은 자제하길 요청한다"며 "4단계에서 사회 전체의 모임과 약속을 최소화하고, 집에 머무는 등 국민여러분의 적극적인 실천과 동참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하며 국민들에 동참을 요청했다.
이에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 또한 "국민들의 협조와 참여가 이번 4단계 거리두기 조치를 성공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최원석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서울경기 지역에서 그 외 지역으로 사람들이 이동하는 것이 보이고 있어 수도권 이외의 지역이 어떻게 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4단계 시기 적절…피해상인들에 대한 보상 필요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수도권 4단계 격상이 시기적으로도 적절했다는 평가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시행할 거면 지금 빠르게 시행하는 게 맞다"면서도 "4단계가 워낙 강도높은 조치다 보니 이로 인해 피해를 입는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에 대한 손실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원석 교수 또한 "코로나의 관점에서만 본다면 지금 사회적 거리두기나 방역 강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도 "지금이야 갑자기 확진자들이 늘어나니까 잘 억제하고 통제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또 힘들어지는 분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석 교수는 "(이번 4단계 실행은) 선제적 조치가 아닌 4단계 조치를 해야만 하는 시기다"고 말했다. 현재 경기와 인천 지역을 제외하고 서울의 지역발생만 볼 경우 주 평균 확진자는 410명으로 이미 새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의 4단계 기준(주평균 389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4단계 조치로 감염 증가세 꺾으면 성공"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거리두기 4단계가 효과를 발휘할 지에 대해서는 대체로 야박했다.
최원석 교수는 "4단계 조치가 일단 활동을 많이 억제하는 측면이 있어 (코로나19 확산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다만 증가세를 억제하고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조절하는 정도만 돼도 성공"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교수는 "코로나가 증가하진 않겠지만 큰 폭의 감소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기석 교수는 오히려 최근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인도발 델타 변이가 얼마나 더 확산되는지에 따라 실패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2주뒤에 델타 변이 점유율이 한 30%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며 "델타 변이가 얼마나 극성을 부리느냐에 따라 이번 조치로도 안될수 있다"고 우려했다.
델타 변이는 최근 감염 사례의 9.9%까지 급증했다. 수도권으로 좁히면 4.5%에서 12.7%로 한주만에 3배 가까이 늘었다. 방역 당국은 현재의 추세라면 델타 변이가 8월 중에 우점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4단계 끝나는 26일부터 50대 시작으로 백신 접종 본격화
이번 4단계 조치가 끝나는 26일부터 50~59세(1962~1966년생)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이 시작된다. 20~40대는 8월 이후 접종이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상반기에 코로나19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이 이루어졌다면 3분기부터는 본격적인 일반인 접종에 돌입한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계속 늘어날 경우 백신 접종을 앞두고 의료체계에 부담이 가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정기석 교수는 "(의료체계에 부담이) 갈 수도 있지만 의료계를 총동원해서라고 절대 백신 접종은 늦춰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최원석 교수는 역학조사관을 비롯한 일부 의료계 종사자들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백신 접종이 이번 확진자 급증에 도움되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당장 대규모 인원에 백신 접종을 해도 백신이 효과를 발휘하는데 10일~2주가 걸리고 2차 접종까지 고려한다면 한 달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는 "백신 접종은 앞으로의 유행세를 통제해 나간다는 관점으로 봐야한다"며 "지금도 이미 치명률이 낮아지는 게 보이기 때문에 (백신 접종으로) 중등도 치명률을 낮춰 코로나19가 우리 생활에 갖는 비중을 줄여가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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