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CCTV가 없는 곳에서 일식집 벽을 파손한 40대 미국 변호사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부장판사 이내주)은 지난 7일 A씨(46)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5월18일 오후 7시30분~9시40분 사이 서울 서대문구의 한 일식집 방 벽면을 도구로 수차례 내려쳐 구멍을 내고 벽지를 찢어 손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전부 부인했고 범죄사실을 증명할 목격자 진술이나 폐쇄회로(CC)TV 등 증거도 없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 일식집 주인 B씨 부부와 종업원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됐다"며 여러 사실과 사정에 비추어 A씨에게 혐의가 있다고 봤다.
판결문에 따르면 B씨 부부와 직원들은 도배한지 한달 정도 지난 해당 방을 A씨 일행이 이용할 때까지 벽면이 손괴된 흔적을 본 적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A씨 일행이 방의 조명을 어둡게 해달라고 요구해 리모컨으로 조절해줬다고 진술했는데, A씨 일행은 이를 부인하며 주인 부부가 작위적으로 상황을 지어낸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B씨 부부와 직원의 진술은 구체적이고 일관적이며 작위적으로 이런 상황을 만들어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부분에 관한 A씨 일행의 진술은 다른 부분에 관한 진술의 신빙성까지 의심하게 만드는 대목"이라고 판시했다.
또 "B씨 부부가 손괴 현장을 알아채고 A씨 일행을 불러 묻자 이들은 손괴 경위에 대해 자초지종을 따지지도 않고 '우리가 한 거 봤냐, 증거 있냐, 경찰 불러라'라며 항의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부부와 직원은 해당 방에서 6미터 정도 떨어진 방에 있었는데 '쿵쿵 거리는 소리가 자주 들렸고 테이블이 아니라 벽을 치는 소리였다'고 했다"며 "손괴된 벽면 앞에는 A씨가 앉아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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