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0일 오전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위원들을 만나 공공건설공사의 표준시장단가 확대 적용을 위한 조례 개정을 재차 당부했다. / 사진제공=경기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이 표준시장단가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려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힘을 실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2일 "100억원 미만 공사에 대한 표준시장단가 적용 배제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참여정부가 선언한 '표준품셈' 폐지 약속을 즉각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12일 논평을 통해 "경기도는 2018년부터 모든 공공공사에 대하여 표준시장단가 적용을 시도했다. 예산의 효율적 사용이 목적이었다. 공직기관으로서 지극히 당연한 처사"라면서 "그러나 중앙정부(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의 면피행정과 도의회의 건설업계 이해대변으로 좌절되고 말았다. 안타까운 일"이라고 평했다.

경실련은 "그럼에도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시도된 경기도의 예산낭비 방지노력은 정책관료와 지방의회가 어떻게 이익단체에 봉사하고 있는지를 일깨워 준 사례이기에 씁쓸하면서도 의미는 크다"고 평가했다.

경실련은 "오히려 표준시장단가 적용 배제의 법적 근거가 없다"며 "100억원 미만 공사에 표준시장단가 적용을 배제시킨 정책관료(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를 수사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공공공사 공사비 예산을 부풀려 혈세낭비를 조장해 온 정책관료를 솎아내고, 국민혈세를 펴주기 위한 '적정공사비' 논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도 했다.

경실련은 “100억 미만 공사의 평균 낙착률은 약 86%, 즉 설계공사비는 최소 14% 이상 부풀려져 반복적으로 엉터리로 산정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참여정부가 2004년도에 선언한 ‘표준품셈 폐지’를 즉각 이행해야 한다”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사정기관은 예산낭비를 조장해 온 정책관료와 관련 부처를 철저히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설계가의 85% 수준에 낙찰받아도 이익을 남길 수 있도록 설계공사비를 부풀려 발주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나라 곳간을 책임져야 할 정책관료와 의원들은 한술 더 떠 '적정공사비' 운운하며 건설업계 시종 노릇을 하고 있다"며 "엉터리 정책관료를 솎아내고, 예산 낭비를 조장해 온 정부부처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한 이유다"라고 덧붙였다.
경기도, 도지사 재량권 활용해 표준시장단가 '우회 적용' 추진
이와 관련 경기도는 지난 6일 올 하반기부터 100억 원 미만 공공 건설공사에 대해 도지사 재량으로 '표준시장단가' 적용을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도는 그동안 100억원 미만 공공 건설공사에도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조례 개정을 추진했다. 그러나 '중소건설공사 단가 후려치기'라는 건설 업계의 반대 등으로 조례 개정안이 도의회 상임위에 상정되지 못해 조례 개정에 실패했다.

이에 도는 행정안전부의 계약 관련 규정을 적용해 도지사 재량으로 새로운 표준시장단가 적용 방안을 마련했다.

'표준시장단가'와 '표준품셈'으로 예정가격을 모두 산출한 뒤 그 차액만큼 일반관리비율 등 재량항목에서 감액한 뒤 이를 설계서에 반영해 발주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표준시장단가 예정가가 86억 원, 표준품셈이 90억 원일 때 차액인 4억 원을 재량항목에서 조정하는 것이다.

'표준시장단가'는 참여정부에서 도입했던 실적공사비 제도와 유사한 시장가격 기반의 건설공사 예정가격 산정방식이다. 도는 이번 조치로 공사비 거품을 4~5% 정도 걷어내 연간 약 100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