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폭증세에 대한 방역당국의 대응은 아쉬움이란 표현으로 담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방역대책에는 과도한 비말이 생산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헬스장에서 박자가 빠른 음악 틀지 않기’를 넣는가 하면 오후 6시 이후 3인 모임 금지와 외부 활동 자제 조치 등이 담겼다.

상황이 악화한 배경에는 ‘변이’라는 외생 변수도 있지만 전 국민 30% 초반대의 접종률에 따라 거리두기 완화나 소비 진작 등의 정책을 미리 발표하면서 방역 대응을 느슨하게 한 탓도 있다는 지적이 상당하다. 해외에서 델타 변이가 기승을 부리던 6월 방역당국은 “델타 변이는 큰 문제가 아니다. 통제 가능하다”라는 불필요한 자신감을 되풀이해서 내비치며 백신 접종 해외 입국자에 자가격리 면제 혜택을 유지하는 여유도 부렸다.
그 결과는 신규 확진자 급증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212명으로 1000명을 넘은 뒤 네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확진자 1명이 다른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감염재생산지수는 6월 마지막 주 0.99에서 7월 첫 주 1.24로 치솟았다. 영국 등의 사례에서 얻은 교훈으로 사전 예방을 하지 못하고 해외 유입에 빗장을 푼 방역당국의 판단 실수로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린 것이다.

그러면서도 방역당국은 “1.22 수준이 지속되면 8월 중순엔 하루 신규 확진자가 2333명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스로의 잘못된 판단과 행정의 책임을 국민을 향한 엄포로 돌리려는 모습이다.


확산 책임을 20·30대에게 돌렸던 것도 무책임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방역당국은 트위터로 수도권 거리두기 방안을 발표하면서 ‘20·30대분들께 요청드립니다’라는 호소문을 냈다. “모든 책임이 젊은 층에게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방학에 돌입하면서 젊은 층의 활동량이 늘고 전파가 빨라졌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그 기간 20·30대와 40·50대 간 신규 확진자 수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실책을 엉뚱한 곳에 전가한다는 비판이 일자 정부는 20·30대 관련 문구를 급히 삭제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진 주 요인은 방역당국이 방역 조치를 느슨하게 한 탓이 가장 컸다고 지적한다. 앞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위기 상황을 우려해왔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현 유행 추세는 한 달 전 예측에서 가장 안 좋은 시나리오였다”며 대유행을 조기 방지할 수 있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방역당국이 백신 인센티브 등 각종 방역 조치 완화를 발표한 것이 섣불렀다고 판단한다. 휴가철을 앞두고 여행객이 급증하는 시기에 “코로나19 위험이 줄었다”는 식의 잘못된 신호를 줬다는 이유에서다. 추가적인 백신 수급에 차질이 생긴 것도 방역당국이 깊이 성찰해야 할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좀 더 진지하지 못한 채 코앞에 닥쳐올 불행한 미래를 생각하지 못했다는 점이 못내 아쉽다. 스무달이 다 되는 기간 동안 온갖 어려움을 견디며 애쓴 보람도 잘못된 판단과 방심으로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방역은 좀 더 과도해도 된다. 정치권 눈치 보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