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신윤하 기자 = 서울 낮 기온이 35.3도까지 치솟은 21일 오후, 서울 도심은 더위를 식히러 나온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전국 곳곳의 기온이 33도를 웃돌았고, 서울의 낮 기온은 35.3도로 올해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역대 7월21일 기온으로는 다섯번째로 높았다.
이날 오후 6시쯤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은 더위를 식히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민소매 차림의 시민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고, 자전거·전동 킥보드를 타거나 연인·친구들과 함께 산책들도 많았다.
다만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집합금지 조처 탓에 대부분 1~2명 단위였다.
대학생 한모씨(24)는 "졸업반이라 취업준비 중인데 덥기까지 하니 축 쳐지는 느낌이라 러닝을 시작했다"고 했다. 한씨는 "집에 있어봤자 에어컨만 트니까 일단 나왔다"며 "이열치열이라고 생각해 더울수록 집에 가만히 있지 않는다. 하루에 삼십분 정도 뛴다"고 말했다.
선캡, 반팔 티셔츠 차림으로 산책 중인 최모씨(63)도 "한낮 더위가 누그러졌을 때 한번씩 나와서 산책을 하고 들어간다"며 "가만히 집에 누워있을 때도 있다. 입맛이 떨어질 때는 그냥 물에 밥 말아서 김치랑 먹는다. 오늘은 복날이라 치킨을 먹었다"고 했다.
이날 오후 7시30분 여의도 한강공원도 연인과 가족, 친구와 함께 산책을 하러 나온 시민들로 크게 북적였다. 주차장은 70~80% 정도 차있었고, 공원 내 피크닉장 잔디밭도 수십팀이 돗자리를 펴고 도시락과 치킨을 먹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돗자리를 펴고 친구와 함께 치맥을 먹고 있던 윤모씨(30대)는 "요새 날이 더운데 강가라 시원할 것 같아 나왔다"고 했다.
자전거와 전동 킥보드를 타는 사람들, 산책하는 인근 주민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강공원에서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러닝 중이던 김모씨(64)는 "중복이라 집사람이 삼계탕을 해줘 먹고 운동 나왔다"며 "매일 나와 한강을 뛰는게 더위를 이기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씨(30대)는 "퇴근길에 하늘이 너무 예뻐 잠시 한강공원에 들렀다"면서 "운동할 겸 강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려 한다"고 했다.
쇼핑몰과 카페에도 도심 피서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신촌 현대백화점 유플렉스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황모씨(27)는 "요즘 너무 덥고 마스크 쓰는 것도 답답해 바깥활동을 거의 안 한다"며 "코로나19 감염 위험도 있어 친구 집에서 2명이 보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지방에서 친구 1명이 올라온다고 해 신촌에서 잠시 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강대역 인근 카페에서 만난 임용고시생 박모씨(25)는 "집에 있으면 에어컨 틀 때도 전기세가 아까워 이렇게 카페에 나와서 공부를 하며 더위를 나고 있다"며 "해야할 일은 있는데 덥다고 쳐지면 안 되니까"라고 했다. 이어 "오늘은 복날이라 근처에 사는 대학 동기와 삼계탕을 먹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우려되는 모습도 있었다. 이날 전국에서는 1784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작년 1월 이후 1년 반 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하지만 급격히 더워진 탓인지 '턱스크' '노마스크'족이 간간히 보였다. 여의도 한 프렌차이즈 카페에서는 이용객 약 60%가 아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대화를 나눴다.
한강공원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맥주를 마시고 누워서 밤 피크닉을 즐기는 시민들이 절반을 넘어섰다. 돗자리에 앉은 사람들 가운데 마스크를 착용한 인원을 헤아리는 게 빠를 정도였다.
더운 날씨에 찬 음식을 찾는 사람도 많았다. 이날 마포구의 유명 냉면집은 평일임에도 빈 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을밀대 본관은 물론 별관까지 평양냉면과 녹두전을 먹는 1~2명 단위 손님들로 가득 찼다.
혼자 평양냉면을 먹으러 온 직장인 김모씨(30대)는 "서강대 졸업생인데, 당시에 자주 왔었다. 날이 더워지니 평양냉면 생각이 나 공덕역에서 퇴근하고 찾아왔다"며 "더울 때 어떻게 더운 걸 먹냐는 신조라, 삼계탕 대신 시원하고 슴슴한 맛의 평양냉면을 먹으러 왔다"고 했다.
다만 일부 맛집의 이야기일 뿐 자영업자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여의나루역 앞 카페 사장 A씨(40대)는 "손님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평소의 20분의 1? 날도 덥고 거리두기 4단계도 그렇고"라고 말했다.
여의도 한강공원 안에 있는 편의점 주인 B씨(60대)는 '더워서 산책 나오셨냐'는 질문에 "편의점 사장이다. 손님이 없어 밖에 나와 맥주를 마시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그래도 한강에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는 이야기에 "평년 여름와 비교하면 거의 없는 수준이다. 망한거죠 뭐"라고 씁쓸하게 웃었다.
한편, 이번 더위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말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기온이 38도 이상 오를 가능성이 있다. 21일 서울과 광주·춘천·전주의 낮 최고기온은 36도, 대전 35도, 인천 34도로 예보됐다.
다음 주에도 폭염특보 수준의 더위가 예상된다. 기상청 열흘치 중기예보를 보면 오는 31일까지 낮 기온은 30~36도로 예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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