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정의로운 검사' 이미지로 대권 '급행열차'를 탄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윤석열다움이 사라졌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한 마디로 권력에 맞서는 기개를 보여주며 '스타 검사'로 떠오른 윤 전 총장이 문재인 정권 '반사체'를 넘어 '발광체'로 거듭나기 위한 불가피한 진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의 최대 무기는 박근혜정부와 문재인정부 등 정치권력과 정면충돌을 불사하며 쌓은 '공정' 이미지와 검찰총장 시절 '사이다 발언'으로 얻은 전국민적 호감도다.
'정치인 윤석열' 역시 '검사 윤석열'을 강조한다. 지난달 29일 정치 참여 선언 당시 "공정의 가치를 기필코 다시 세우겠다"고 했고, 지난 21일 페이스북엔 2020년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감찰청 국정감사 당시 자신의 발언 영상을 홍보했다.
영상 속 윤 전 총장은 '라임 수사'와 관련해 소극적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에 "중상모략이란 단어는 제가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단어라고 생각한다"고 했고,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선택적 정의' 언급에 "그것도 선택적 의심 아닌가? 과거에는 저에 대해 안 그러셨지 않았나" 강하게 맞받기도 했다.
통상 국회의원의 질타에 고개를 숙이는 공무원들과 달리 고성을 높이는 윤 전 총장의 모습에 당시 국감장은 크게 술렁였고, 권력 앞에 당당한 모습으로 대중적 지지를 얻었다.
반대로 '정치인 윤석열'의 발목을 잡는 것도 '검사 윤석열'이다. 윤 전 총장은 국정농단 수사를 이끌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시켰다.
지난 20일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윤 전 총장을 맞는 열기는 뜨거웠지만 박 전 대통령 구속에 대한 비판 역시 거셌다.
보수 정치인의 성지로 불리는 대구 서문시장에서 윤 전 총장을 비방하는 일부 공화당 지지자와 유튜버끼리 거친 말다툼이 벌어졌고, 몸싸움 직전까지 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외연 확장'을 이유로 국민의힘 입당을 미루고 있지만 보수 지지층은 윤 전 총장이 대권을 쥐기 위해 절대 등 돌려선 안 되는 '집토끼'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윤 전 총장 역시 박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 "마음 속으로 송구한 부분도 없지 않다"며 '달래기'에 나섰지만 이 또한 비판을 받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당장 "탄핵의 강으로 다시 들어가는 취지의 발언"이라며 직격했고, 여당 대권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촛불을 든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고 국정농단을 수사했던 후배 검사들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쏘아붙였다.
윤 전 총장 '친정'인 검찰 내부에서도 검찰·사법개혁 등 윤 전 총장의 근간인 검찰에 대한 메시지가 없다는 점 때문에 불만의 기류가 읽힌다.
한 검사장은 "특히 간부보다 평검사들의 윤 전 총장에 대한 실망감이 크다"며 "최근 검찰 인사나 직제개편 때 목소리를 냈어야 했는데 왜 안 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다만 야권에선 검찰총장직을 내려놓고 국정 지도자 역할을 하겠다고 나선 윤 전 총장의 메시지는 이전과 당연히 달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지금 검찰 편을 들어서 효과를 낼 수 있으면 모르겠지만 전혀 아니다"라며 "오히려 '윤석열의 잔재'라고 남아 있는 사람들만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으로선 검사 윤석열의 호감도를 유지하면서 정치적 메시지를 다듬어야 하는 숙제를 떠안은 셈이다.
윤 전 총장은 대구 방문에서 "검사 시절 윤석열의 모습을 정치인이 돼서 계속 간직한다면 맞는지 의문"이라며 "검사 시절 살아있는 권력을 상대로 법을 집행하는 모습을 바꿔서 다른 각도에서 국민의 권익을 위해 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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